2017울산방문의 해 - (하)전문성 부족한 감수자…개편후 수정 전무

▲ 홈페이지 운영 모범사례. 서울시 관광홈페이지는 게시글마다 ‘오류 신고’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분기마다 20명의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감수자 이력, 전문성 결여
일문, 일본계 회사 다녔던 회계 전공자
영문, 1년여 이력 외엔 경력 알수 없어

관광도시로 첫걸음 발목잡힐라
홈페이지 계약 ‘수시관리’ 조항 넣어야
전문 에디터 채용·외국인 피드백도 필요

새로운 홍보마케팅 무기로 활용
최신자료 업데이트·오류 신고 접수하고
SNS 연동 등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 절실

광역시 울산을 해외에 알리는 외국어 홈페이지가 어쩌다 오류투성이에 ‘식물 홈페이지’로 전락했을까. 이용객 편의보다는 구색 갖추기에 급급했던 울산시의 안이한 인식이 이같은 운영부실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울산시 외국어 홈페이지의 경우 개편후 단 한 차례의 수정보완도 없었고, 2017 울산방문의해(문화관광) 외국어 홈페이지도 외국어와 연관이 없는 인쇄소에 번역과 용역을 일괄발주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쇄소에 맡겨놓고 뒷짐진 홈페이지

본보 취재결과 ‘2017 울산방문의해’ 영문 홈페이지(tour.ulsan.go.kr/eng)는 울산시가 외국어와 관련없는 인쇄소에 번역 용역을 발주했다. 담당부서인 시 관광진흥과가 업무편의를 위해 분야가 다른 두 용역을 1억3000만원에 함께 발주해 온 것이다. 인쇄업체는 원가절감을 고려해 타 지역의 한 번역업체에 하청을 줬고, 내용 역시 팸플릿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었다.

전문성 결여는 홈페이지 감수자 이력에서도 나타났다. 일문 홈페이지는 회계학을 전공한 일본계 중공업 근무이력을 가진 이가 감수를 맡았다. 영문은 주요 경력이 전년도 이력외에는 경력을 이전은 알 수 없는 사람이 감수했다. 중문은 통번역 석사를 졸업했으나 주요 이력이 특화된 전문성을 요구하는 역사, 관광분야와는 거리가 있다.

울산시 예산과 역량이라면 전문성을 더 갖춘 번역업체나 감수자에게 의뢰할 수 있었으나 총체적 직무소홀과 발주구조상 그렇게 못한 것이다.

심각한 오류가 있는데도 오랫동안 방치된 것도 큰 문제다. 여수 돌산대교 사진을 울산대교로 둔갑시켜 물의를 빚은 울산시 외국어 홈페이지의 경우 2016년 1월 홈페이지 개편이후 한 차례의 수정도 없었다. 외국어 능력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홈페이지 ‘현상유지’에만 급급했다. 담당부서인 울산시 U시티정보담당관실 관계자는 “외국어는 전문영역이라 제작과 번역을 서울소재 업체들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감수 역시 울산대 통번역센터에 맡겼으나 오류가 발견됐다”고 했다.

◇관광도시 표방하는 울산, 대책 시급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어 홈페이지 관리에 대한 혁신적인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지금 구조로는 단가 계약이 성립된 시 외국어 홈페이지의 새소식란을 빼고는 1년에 한번 계약체결때만 최신 정보가 업데이트 된다. 잘못된 자료가 있어도 1년간은 수정이나 개선을 못하는 점도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는 별도로 해당 외국어 에디터를 채용한다. 울산시가 별도 채용이 어렵다면 홈페이지 계약내용에 수시 관리 등 추가 조항을 넣어 이같은 부실사태를 막아야 한다. 또 최선을 다해 번역했더라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어색한 표현이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외국인들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일례로 서울시 관광홈페이지는 게시글마다 ‘오류 신고’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분기마다 20명의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어 홈페이지를 다변화된 관광마케팅의 한 방안으로 보는 인식변화도 요구된다. 현재 울산시 한국어 홈페이지의 경우 이용자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신 자료를 즉각 업데이트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동, 다양한 의견게재란, 틀린 정보 신고 등을 운영해 호응을 받고 있다. 반면 두 외국어 홈페이지는 여전히 정보나열식 구조로, SNS 등과 연계가 없어 하루 1명도 방문하지 않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웹상 축적된 데이터를 SNS 등과 연계, 활용할 경우 새로운 홍보마케팅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내외 관광 선진도시들도 이미 외국어 홈페이지를 SNS와 연동해 외국인들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소셜 미디어에 서울을 홍보하는 ‘글로벌 서울 메이트’ 등을 운영, 방문객 평가를 바탕으로 ‘Top view’ ‘Top like’ 등을 선정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부산시 영문 홈페이지는 메인화면 상단을 아예 검색란 하나로 꾸몄다. 방문객 필요를 1순위로 여긴 것이다.

지역관광업계 관계자는 “울산시도 올해 울산방문의해를 맞아 소폭이나마 방문객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지금부터라도 홈페이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홍보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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