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꼬여가는 울산식수대책 - 악화되는 울산 물문제,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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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낙동강 수계에 위치하지 않았지만 전체 원수의 10~20% 가량을 ‘맑은 물’로 분류되는 수원보호구역(댐)’ 물이 아닌 낙동강에서 끌어와야 하는 국내 대표적인 물 부족도시다. 자체 식수원이 부족하다보니 갈수기에는 하늘을 보며 비가 내리길 기원해야 하거나, 많은 돈을 주고 수질이 좋지않은 낙동강물을 먹어야 한다. 이 때문에 울산시민들이 부담하는 t당 상수도요금도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비싸다. 또 인근 대도시의 물 정책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22일 UN이 지정한 ‘2017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갈수록 악화되는 울산의 물 문제 현실과 해법을 짚어본다.

市, 마땅한 대안 못 찾아
비싸고 질낮은 낙동강물
울며 겨자먹기로 끌어다 써
대구산단·부산 하굿둑 개방
지역 취수원 악영향 불가피

◇비싸고 수질도 나쁜 낙동강 원수

울산시민들은 물 부족 상황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꼭지를 틀면 언제든지 깨끗한 수돗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울산의 하루 평균 상수도 수요량은 약 33만t(하절기 최대 38만t)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취수량은 사연·대곡댐 15만t, 회야댐 12만t 등 27만t에 불과하다. 부족한 6만t 가량은 낙동강 물을 끌어와 정수해서 사용한다.

낙동강 물을 가져오는 대신 지불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에서 사용한 전체 원수(1억2975만9000t)의 8.4%인 1089만5000t이 낙동강 물이다. 그나마 지난해 강수량이 많아 낙동강 물 사용량이 줄었다. 2015년에는 전체 원수의 12.4%, 2014년 17.1%, 2013년 17.3%를 낙동강에서 끌어왔다. 이로 인해 한국수자원공사에 지불한 비용(원수대금+물이용부담금)은 지난해 173억5900만원, 2015년 185억5700만원이다. 만약 인근 운문댐에서 원수를 공급받을 경우 비용부담이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수질도 문제다. 시에 따르면 사연댐 원수는 COD(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 평균 2등급을 유지하지만 낙동강 원수는 3등급 이하다, 갈수기(1~3월)에는 4등급까지 떨어진다. 이로 인해 지역 수원보다 최대 2배 비용을 들여 정수를 해야 한다.

결국 수도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울산시민들이 부담한 t당 평균 상수도요금은 865.76원(2015년 결산 기준)으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비싸다. 다른 특·광역시는 500~600원대다. 앞으로는 더 문제다. 정부의 2025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울산의 용수 수요량은 하루 평균 39만t이다. 현재로선 비싸면서 수질까지 나쁜 낙동강 원수를 더욱 많이 끌어와 충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울산권 맑은물 사업 무산 위기

최근 대구나 부산 등 인근 도시에서 추진하는 물 관련 정책이 울산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우선 대구시와 달성군이 옛 위천국가산단 부지에 대규모 공업지구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 이곳은 울산 취수원인 낙동강 달성보 인근으로, 현실화될 경우 울산이 끌어오는 낙동강의 수질이 공장폐수 등으로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울산시는 대구시가 운문댐 물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이상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울산권 맑은물 사업과 연계된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사업 추진을 19대 대선공약사업에서도 제외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역시 맑은물 확보대책을 찾는 울산에 위협적인 존재다. 부산시는 현재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적으로 막아놓은 수문을 열어 생태환경을 보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문이 개방되면 울산의 낙동강 취수원인 원동취수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염분 농도 상승으로 정수 비용이 증가하거나 최악의 경우 사용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울산은 하루 90만~100만t 가량의 물을 낙동강 원동취수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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