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운영 아트센터서 딸 총연출한 ‘춘향’ 상설 공연 지원

신연희 구청장, 황 권한대행 사주풀이 올린 뒤 지지자 반응에 “감사하다”
 

 

서울 강남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를 선물한 부부와 관련된 창작 발레공연에 대해 ‘관광 진흥’을 이유로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2일 서울 강남구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작품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성암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창작 발레 ‘어허둥둥 내 사랑 춘향’(이하 춘향)이다.

‘춘향’의 총연출자는 서울 시내 한 사립대 M 교수고, 성암아트센터는 M 교수의 부친 M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M 대표이사 부부는 2013년 3월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강남구 주민대표로 박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 2마리를 선물한 바 있다.

구가 2015년 1월 작성한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 상설공연 계획’이라는 문건을 보면 이 공연을 상설화한다는 등 내용이 담겼다.

초·중학교 단체 관람을 유치하고 관광통역사 협회를 초청하는 등 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는 이 문건에서 “전통 창작 발레 ’어허둥둥 내사랑 춘향‘의 상설공연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정착시키고, 700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구 관광사업과에서 작성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결재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신 구청장이 이를 보고 받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같은 달 작성된 구의 ‘2015년 관광특구 진흥 기본계획’은 아예 이 공연을 강남구 관광 마케팅의 역점 정책 중 하나로 삼았다.

구는 이 문건에서 2015년 2∼12월 11개월에 걸쳐 44회 공연을 해 관광객 4천500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가 다른 관광 콘텐츠에 비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도 않은 특정 공연을 위해 관람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는 “아직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 신연희 강남구청장 카톡 단체방. 여선웅 강남구의원 페이스북 캡처.

신연희 구청장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공산주의자’라며 허위 비방하는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신 구청장이 무심코 전달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의도를 지녔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선웅 강남구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퍼 날랐다는 신 구청장의 변명을 믿을 사람은 없다”며 “본인의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 확실하니, 의도하지 않은 단순 ’실수‘로 꾸며 벌금 100만원 이하를 받아 강남구청장직 박탈을 면하기 위한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달 신 구청장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통령에 출마하면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사주풀이를 올리자, 한 지지자가 “나라를 챙겨줘 감사하다”고 답했고, 신 구청장이 “고맙다”고 대답하는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

여 의원은 “신 구청장은 본인의 글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알았으며, 반응도 계속 체크했다는 증거”라며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신 구청장은 특정 의도를 가지고 글을 올린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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