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BRF제품 쓰다 다른 브라질산으로 교체”…KFC·롯데리아 “브라질산 계속 사용”

브라질발(發) ‘부패 닭고기’ 파문이 확산하면서 치킨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등의 이유로 상당수 치킨업체들이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이를 기피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으로 수입되는 닭고기 가운데 83%가 브라질산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 브라질 닭고기 가공공장.

22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 중인 토종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는 순살치킨과 강정, 일부 햄버거 패티 등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를 비롯해 전체 치킨·버거 메뉴의 약 15%를 차지하는 순살조청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 할라피뇨통살버거, 핫플러스통살버거 등 6가지 제품에 브라질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는 이번에 문제가 된 브라질 BRF 제품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비록 정부가 국내에 수입된 브라질산 닭고기 중에는 브라질 내에서 문제가 된 21개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없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BRF 작업장이 일부 포함돼 있다보니 이 회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순살치킨과 강정, 일부 햄버거 패티 등에 BRF 제품을 사용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직후 다른 브라질산으로 대체했다”며 “판매중단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치킨불고기버거’ 패티를 국내산과 브라질산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제품에는 국내산과 덴마크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판매 중단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리치버거’와 ‘순살치킨’ 등의 메뉴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 중인 롯데리아는 자사가 사용하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문제가 된 회사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런치 치킨’ 메뉴의 패티를 국내산과 브라질산을 혼합해 사용해온 버거킹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 브라질산 냉동 닭고기.

소비자들은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의 국내 수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부의 발표를 선뜻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주부 박모(42·서울 종로구) 씨는 “정부는 BRF 제품 중 문제가 없는 제품만 수입됐다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있겠느냐”며 “당분간 찜찜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사먹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소비자들의 이런 우려를 감안해 비록 매장에서 취급하는 브라질산 닭고기가 문제가 된 BRF 제품은 아니지만 21일부터 모든 브라질산 닭고기의 판매 또는 발주를 중단했다.

지난해 BRF(5개 육가공장)를 통해 국내에 수입된 닭고기는 1800건 4만 2500t에 달한다.

브라질 연방경찰 수사 결과, 문제의 BRF를 포함해 30여개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없애려고 사용 금지된 화학물질을 쓰고,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 위생규정을 어겼으며, 그중에서 상당량을 한국 등 외국에 수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물량은 2016년 기준으로 10만 7399t이며, 이 중에서 브라질산은 전체의 83%인 8만 8995t이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는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브라질 연방경찰에 적발된 문제의 작업장에서 생산된 닭고기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20일 취해졌던 BRF 닭고기의 유통중단 조치를 다음날 곧바로 해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식품부는 국내 수입되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해서는 브라질 정부발급 검역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가축전염병 검역과 잔류물질, 미생물 검사 등 위생·안전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어야만 국내에 유통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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