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완연한 봄이 벚꽃 개화와 함께 시작됐다. 24절기상 봄에 접어드는 절기인 입춘(2월4일)이 지난 지는 한참이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추위와 더위도 같아진다는 춘분(20일)도 지났다. 통상적으로 봄이라고 하는 3월이 시작된지도 22일나 흘러갔다. 아침 저녁 옷자락을 파고드는 바람이 여전히 차기는 하지만 기상학에서 봄으로 보는 일평균 기온 5℃ 이상의 날씨가 되는 3월 중순도 지났으니 명실상부 봄이라 해도 무방한 날이다.

벚꽃 개화 시기는 3~4월의 기온에 따라 좌우된다. 올해에는 3, 4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서 벚꽃도 평년보다 2일에서 많게는 5일 정도 일찍 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는 지난 21일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울까지 도달하는데는 보름정도 걸리므로 4월6일쯤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의 벚꽃 개화시기는 3월29일로 예상된다. 평년보다 2일 정도 빠르다.

벚꽃은 ‘보이는 봄’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근래들어서는 ‘들리는 봄’으로도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기온의 상승폭과 함께 가파르게 음원차트에 상승세를 보이는 노래가 있는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그렇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들리는 캐럴처럼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봄을 대변하는 봄캐럴이 되었다. ‘계절 맞춤형’ 앨범 한 장으로 예상치 못한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벌써 6년째 스테디셀러다. 그동안의 음원 저작권수익만 60억대인 것이 알려지면서 ‘벚꽃연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났을 정도이다. 계절마케팅은 봄 뿐만이 아니다. 여름 시즌송도 있다. ‘해변으로 가요’, DJDOC의 ‘여름이야기’나 쿨의 ‘해변의 여인’ 등의 노래는 듣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더한다.

봄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왔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봄을 맞으러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봄을 느끼고, 추억하고, 설레게 하는 이런 대중문화가 있는 것은 행복이다. 한걸음 더 바짝 다가온 봄을 오감으로 체감하는 ‘벚꽃엔딩’이 아닌 ‘벚꽃오프닝’과 같은 한주 보내기를 바란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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