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인이무의 불사하위(人而無儀 不死何爲).’ ‘사람이 예의가 없으면 죽어 마땅하다’ 또는 ‘사람이 되어 위엄과 예의가 없다면 쥐만도 못하다’라는 뜻으로 표현되는 중국 고전 <시경>의 한 구절이다.

사람을 대할 때 모름지기 우리가 상대방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고 무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과 현명한 사람으로 구분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은 윗사람이나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할 사람을 대할 때는 비굴하리만큼 아첨을 떨며 공손히 대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 말이나 행동으로 함부로 대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갑’과 ‘을’의 위치를 정확히 구분해두고 자기만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이러한 사람을 마음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 마음이 병든 사람이라 하는데 그들은 말하는 자세가 다르며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늘 반박할 자료를 찾고, 상대를 비난하면서 상대방이 잘못했기 때문에 하는 소리라며 상대방을 몰아 부치고 자신을 합리화 한다.

과연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경영의 측면에서 경영자의 경우 그 직원을 대함에 있어 또 하나의 고객으로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어떤 사정에 의해 회사를 그만 둔 경우 회사에 대한 내용을 잘 알고 있으므로 나쁜 점이나 좋은 점을 다른 사람에게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관계를 잘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갑과 을은 언제든 바뀔 수 있으므로 잘못된 형태의 접근 방식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떠한 믿음도 줄 수 없으며 인격적으로도 대접받지 못하게 된다.

최근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업무상 만나는 어른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과 말로 상처를 받고 사기가 저하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들보다 조금 더 세월을 보낸 사람으로서 또 무례한 행동을 보인 사람과 비슷한 연배로서 어른답지 못한 그들을 대신해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괜찮다, 힘내라” “잘하고 있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음에 짠한 안타까움을 가지게 된다.

상대를 대할 때 연장자에게는 당연히 존경과 예의를 갖춰야 하지만 어린 사람들에게도 분명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가 있다. 모두를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는 힘들더라도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격(格)’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어른의 경지라고 한다. 그나마 젊은 친구들을 존중과 바른 자세로 대하는 격(格)을 갖춘 어른들이 더 많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사회인으로 나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공자의 가르침을 전한다. ‘바른 것은 따라서 배우고 바르지 못한 것은 거울로 삼아라.’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과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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