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울산 물문제, 해법 없나 - (하)맑은물 확보 전략적 접근 필요

철저한 역할분담 논리 만들고

초절수형 변기설치 운동 펼쳐

버려지는 물절약 노력도 필요

울산은 청정 식수원으로 낙동강 대신 운문댐 물을 끌어오는걸 가장 희망한다. 울산의 부족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기도 하지만 반구대암각화를 더이상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대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타 도시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대립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울산으로선 운문댐 물을 끌어오기 위한 정치적 노력 뿐아니라 늦었지만 자체 식수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의 2025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울산의 하루 평균 생활용수 수요량은 2015년 35만5000t(최대 41만8000t)에서 2020년 38만1000t(최대 44만7000t), 2025년 39만t(최대 45만7000t), 200년 39만1000t(최대 45만8000t)으로 늘어난다. 물부족 사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생활 속 절수 운동 동참 등이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울산의 공공기관과 대형 민간건물 화장실 변기를 초절수형으로 바꾸기만 해도 하루 5만t, 연간 1750만t을 아낄 수 있다. 초절수형 변기를 각 가정에까지 도입한다면 개인 수도세도 절약할 수 있다. 생활용수 중 사용비율이 변기(25%), 싱크대(21%), 세탁(20%), 목욕(16%) 등이라는 환경부 조사를 근거로 적절한 절수 대책도 수립할 수 있다. 버려지는 빗물 확보방안, 각종 절수제품 개발 등도 필요하다.

울산대 이달희 교수는 “울산 내에서 물을 자체 수급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울산시는 유수율을 현재 91.5% 수준에서 2020년까지 95% 이상으로 높여 버려지는 물을 최소화하고 시민들 역시 물 절약운동에 동참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금보다 더욱 맑은 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구취수원을 구미로 옮기려고 한다. 구미공단 상류에 취수원을 둬 맑을 물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시의 간절함은 청정 식수원으로 운문댐 물을 받으려는 울산과 거의 닮았다. 하지만 대구시가 쉽게 울산에 허락하지 않는 것처럼 구미시도 대구시에 취수원 이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와 구미시의 대립각이 해소되지 않으면 울산시로선 수질이 나쁜 낙동강 물을 비싼 돈을 들여 끌어와야 한다. 이 때문에 인근 지자체에 대한 지속적인 설득 작업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중재를 이끌어 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과 문화계 등의 역할분담과 지속적 논리개발이 필요하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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