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가능성 높이기 우선...후보 단일화가 최대 관심
주자들 文 공격에만 전력

▲ 자유한국당 대선 본경선 후보자들이 23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청주방송(CJB)에서 열린 ‘2017 대선 자유한국당 후보자 경선토론회’ 시작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공약 경쟁’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주자들이 공약을 발표했거나 준비 중이지만, 공약보다는 구도 싸움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모병제, 사교육 폐지, 연금 개혁, 아동수당 등을 공약으로 걸고 경쟁 중이다. 그러나 공약의 파괴력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한국당은 아예 공약경쟁이 없다시피 하다. 유력 주자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아직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준비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지금 중요한 건 공약이 아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각각 ‘서민 빚 탕감’ ‘평화적 흡수통일’ ‘잠재성장률 4%’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역시 주목도는 떨어졌다.

경선 기간이 약 20일로 짧은 탓도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은 공약보다 구도가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당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정도 당선 가능성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내놓는 공약은 말 잔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당 주자들의 최대 현안은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선거는 구도 싸움이라는 것이다. 이는 바른정당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들은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공약 개발보다는 보수진영을 결집하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홍 지사가 전날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말하는 한편, 지난 15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만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당 지도부도 사실상 ‘문재인 때리기’로 일관하며 이를 지원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 전 대표 아들의 특혜 채용 의혹, 노 전 대통령 가족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바다이야기’ 수사은폐 의혹 등을 열거했다. 민주당 경선 현장투표 결과의 사전유출 논란도 거론하며 사실상 민주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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