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가족들의 눈물 맺힌 웃음

 

“해뜨자마자 또 보러왔어요. 여러 의미로 세월호가 너무 반갑네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천75일째인 25일.

인양 현장 인근 배 위에 머물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날이 밝자 갑판으로 나와 반잠수식 선박에 몸을 실은 세월호의 모습을 바라봤다.

전날 밤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의 데크 위에 제대로 위치를 잡았다는 속보에 이어 25일 자정을 기해 위치 조정작업까지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TV는 물론 배에 설치된 감시용 CCTV화면, 망원경 등으로 세월호의 모습을 확인하고 모처럼 안심하고 잠들었던 가족들은 해가 뜨고 난 뒤 육안으로 현장을 재차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을 4일째 태우고 있는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2호 진이동 선장과 선원들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가족들의 손에 망원경을 건넸다.

하늘도 가족들의 간절함을 알았을까.

심술을 낼까 말까 고민하는 듯 흐렸던 하늘은 가족들이 바다를 바라보는 한시간 반 내내 안개를 끼게 하지도, 비를 내리지도 않았다.

가족들은 뭍으로의 ‘항해’를 앞둔 세월호를 바라보며 웃다가 울기를 반복했다.

선실 내에 남아 “일일이 나가서 보지 않아도 된다”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던 가족들도 세월호의 모습이 나오는 TV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새벽에 ’세월호,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 완료‘라는 속보를 보고 해뜨기만을 기다렸다”며 “나와서 보니 좋기도 한데 가슴이 따끔거린다. 저는 점퍼도 입고 신발도 신고 있는데 우리 딸 은화와 다른 미수습자들은 못 그러고 있을 것 아닌가”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람들 앞에서 씩씩한 척하려고 애쓴 이씨는 “예전에 만났던 대구 지하철 참사 실종자 가족 등 다른 분들께 죄송하고 지난 3년간 많이 아팠을 아들한테도 미안하고….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우리 딸 성격같으면 ’엄마, 나왔어. 짠, 대단하지?‘라고 할 것 같다. 나도 딸처럼 힘내서 미수습자들을 모두 찾을 때까지 다른 가족에게 힘이 돼줘야지. 꼭 그럴 거다”라며 눈물이 맺힌 채로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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