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비문(非文)과 잘못된 사진게재 등 울산시 외국어홈페이지 부실제작·운영의 중심에 허술한 행정이 있었다. 홈페이지 제작업체가 준공승인을 받기 위해 울산시에 제출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번역 감수확인서가 모두 가짜였으나 담당부서에서는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공신력과는 거리가 먼 일부 개인에게 번역을 맡긴 뒤 울산대학교 외국어통번역센터의 직인을 위조하고, 교수의 서명까지 도용해 만든 ‘감수확인서’만을 믿고 부실제작된 홈페이지를 납품받아 ‘울산의 얼굴’로 버젓이 내세운 것이다.

우선 업체의 얄팍한 상혼에 놀아난 무능력한 행정이 한심하다. 그에 앞서 도장만 믿고 내용은 확인도 하지 않은 행정의 무관심은 더 놀랍다. 홈페이지 외국어 오역이 자체 통역직원이나 해외 통상교류와 투자유치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 등 누구라도 관심있게 들여다 봤다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더욱 그렇다. 또 그같은 수준의 홈페이지를 1년여 넘게 잘못된 줄도 모르고 운영해온것은 시스템의 부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보가 지난 3월22일 보도를 통해 영어·일본어·중국어 홈페이지가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비문(非文)으로 오역되는 등 부실제작된 실태를 고발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방치돼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 울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중요정보를 얻는 정보의 보고가 되어야 할 외국어 홈페이지가 오히려 글로벌 도시 울산을 부끄럽게 하고 있었을 것이란 말이다. 특히 메인화면에 여수 돌산대교를 울산대교 사진이라고 올려 놓았다는 것은 아예 아무런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지난 1년여동안 한차례도 들여다보지도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본보 보도에 이은 울산대학교 외국어통번역센터의 문제제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성이 매우 짙다. 울산대 외국어통번역센터는 울산시가 외국어 감수를 통번역센터에 맡겼다고 밝혔으나 제작업체가 제출한 ‘감수확인서’가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극히 일부 내용의 교열확인서만을 발급받은 뒤 울산대학교 외국어통번역센터의 직인과 교수 서명을 위조해 가짜 감수확인서를 만들어 울산시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울산시는 감사관실을 통해 홈페이지 제작에서부터 운영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지난 2015년 6억원의 예산을 들여 ‘반응형 웹’으로 전면 개편, 시범운영과 시민 만족도 조사를 거쳐 2016년 1월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지 1년3개월만이다. 행정을 농단한 업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태만한 담당 공무원에 대해서도 엄정한 책임추궁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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