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기업 ‘슈퍼주총데이’

▲ 지난 24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인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슈퍼주총데이’가 펼쳐진 지난 24일을 끝으로 울산지역 주요기업들의 주총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해 주총은 전체적으로 큰 이슈가 없는 가운데 지난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강화와 사업 다각화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카프로의 경영권 다툼은 기존 경영진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올 매출계획 전년比 23.5% ↓

◇현대重 “수익성 강화 총력”

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제4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강환구 대표이사 사장과 가삼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최혁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최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개 안건이 가결됐다. 배당은 지난해 영업 부진으로 인해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해운시장의 침체와 저유가로 조선·해양사업의 일감이 십 수 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다른 사업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둬 주주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사업분할을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올해 경영계획은 지난해보다 23.5% 급감한 매출 14조9561억원으로 발표했다.

▲ 카프로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제4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소액주주들이 발언하고 있다. 카프로 제공

작년 영업이익 3조2283억원

◇SK이노, 김준 총괄사장 사내이사에 선임

SK이노베이션도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제10차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정관 일부 개정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매출 39조5205억원, 영업이익 3조2283억원 등 경영실적이 보고됐다.

사내이사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신규 선임하고, 유정준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 성장위원장·SK E&S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에는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한 사업구조 혁신지원의 적임자로 글로벌 네트워크 분야의 전문가인 김종훈 연세대 경영대학 특임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정관 일부 개정안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개정정관은 주주 및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구성원의 역할과 이를 통한 이해관계자의 행복 구현 추구 등 회사의 경영철학을 반영했다. 또한 기존의 사업 목적들을 보다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통합 재정비했다.

소액주주, 현 경영진 재선임

◇카프로 현 경영진 승리

카프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글로벌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현 대표이사인 박승언 사장 등에 대한 연임 안건을 가결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1.01%, 전체주주의 46.05%가 현 경영진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회사의 지분 11.65%와 10.88%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인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박 사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주총 표 대결을 선언했지만, 소액 주주들로부터 표심을 모은 현 경영진이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최대 주주이자 카프로의 주력 생산품 카프로람탁의 최대 구매 고객이기도 한 효성은 박 사장 취임 이후 3000억원 가까이 쌓인 누적 적자를 문제삼으며 경영진 교체를 원했다. 2대 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날 미리 전자투표로 의사를 표하고 이날 주총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임대사업 추가

◇세진重, 사업다각화 안건 가결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울산 동구 방어동 본사 내 한우리회관 대강당에서 ‘제4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상정된 4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회사는 이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한영석 미포조선 사장은 “위기를 오히려 중형선박 분야에서 더욱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는 기회로 삼아 전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진중공업도 이날 울산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신규 사업목적은 부동산 개발과 임대사업, 신재생에너지 개발·발전과 관련한 설비 및 부품 제조업으로, 이를 통해 앞으로 신규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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