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삼성화재가 55연승을 거두며 전승 우승과 함께 배구 슈퍼리그 6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삼성의 우승 배경에는 국내 최고 세터 최태웅의 자로 잰 듯한 토스와 이를 이어받은 「월드 스타」 김세진과 「갈색 폭격기」 신진식의 좌우 쌍포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 「환상의 센터 듀오」 김상우-신선호와 장병철, 석진욱 등 다른 주전급 선수들의 공격력과 수비에 있어서의 뒷받침도 크게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신치용 감독의 용병술과 상대 허를 찌르는 작전 구사 능력을 빼놓을수 없다.

 신 감독은 세터 출신다운 뛰어난 두뇌 회전을 바탕으로 고도의 조직력과 팀워크을 조합해 배구사에 있어서 6연패와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또 다른 팀보다 훨씬 혹독하기로 유명한 훈련에 스타 선수들이 군말없이 따르도록 만드는 것도 신 감독의 대단한 카리스마가 없다면 불가능할 뿐더러 지난해 김세진이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그를 회복시킨 것도 바로 신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런 삼성 전승 우승의 이면에는 점점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가고 있는 배구계의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삼성은 창단 첫해인 95년 김세진에 이어 1년 뒤 신진식 영입하고 98년에는 장병철 등 대학순위 1~3위 선수들을 싹쓸이해 갔다.

 일부 배구 관계자들은 삼성의 이같은 행태가 스타 선수들의 극심한 편중 현상을낳았고 이것이 곧바로 경기질 저하와 관중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신 감독도 우승 소감을 통해 『이처럼 연승을 계속하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된적이 없어 하루라도 빨리 다른 팀에 지고 싶다』며 농담처럼 말해 우승의 기쁨 뒤에 숨겨진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기까지 했다.

 배구계에는 프로화를 앞두고 이처럼 뻔한 경기로 인해 팬들의 외면이 계속된다면 내년 정식 프로 출범이 힘든 것이 아니냐는 위기 의식도 팽배해 있는 상태다.

 배구팬들은 이 뿐 아니라 이경수 파동 등 어수선한 문제들이 잘 해결돼 배구가예전처럼 사랑을 듬뿍 받을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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