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해상 국제로타리 3721지구 총재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 회장

2017년은 대한민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중요한 해이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국내 상황이 매우 혼란스럽게 돌아가고 있다. 이와 맞물려 북한의 핵위협과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일본의 위안부합의 이행 종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한민국의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복잡한 시기에 필자는 나눔과 봉사의 손길을 펼치기 위해 국제로타리 3721지구 회원 52명과 함께 지난 3월8일부터 5일간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캄보디아 국제봉사는 지난 7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이번에는 씨엠립州 다일공동체 봉사, 앙코르하이스쿨 기술학교 기공, 그리고 오지 바통마을과 톤레삽 호수의 수상빈민촌을 방문했다.

단순히 컴퓨터 몇 대를 기증하는 일회성 기부형태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앙코르하이스쿨에 기술학교를 만들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이 때문인지 우리가 기증한 컴퓨터 기술학교는 캄보디아 교육부가 인가한 외국인이 후원하는 첫 번째 학교로 등록돼 기쁨을 더했다. 식수개선사업이 진행된 바통지역 오지마을 주민은 “우리 마을이 인근에서 가장 깨끗한 우물이다”며 “수 킬로미터 떨어진 인근마을에서도 물을 길러올 정도로 이제 우리 마을의 보물이 되었다”며 연신 두 손 모아 고마워했을때는 뿌듯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캄보디아는 6·25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도와주던 나라였다. 베트남 침공, 크메르루주의 대량학살과 내전 때문에 빈곤을 면치 못하고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는 처지로 전락해버린 캄보디아 모습을 보고 되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캄보디아는 지정학적으로 인근의 베트남과 태국과 라오스의 중간에 끼여 외세 침입을 많이 받았다. 어쩌면 우리나라와 너무나 닮은 점이 많아 캄보디아로 국제봉사를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도 지난 60년대 옥수수가루, 가루우유 등 외국의 원조물품으로 배고픔을 해결하였고 꿈을 키울 수가 있었다. 당시 누군가의 기부와 나눔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훨씬 어려워졌을 것이다.

캄보디아 론 놀(Lon Nol) 우익정권이 군사쿠데타로 전복되고 1975년 정권장악에 성공한 크메르루주가 4년의 통치기간 동안 극도의 비인간적 야만과 살상을 저질러 전 인구의 사분의 일, 약 200만명이 희생되었다. 전국에 산재한 희생자의 집단무덤이 킬링필드다. 보트피플은 월맹군의 사이공 함락과 함께 월남의 군인이나 월남 정권의 협력자와 그 가족들이 난민으로서 미국으로 건너갔고,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성립 후에도 난민의 해외유출이 보트나 어선으로 탈출하는 경우도 있어 ‘보트피플’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캄보디아 사람들이 절박한 상황에서도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로타리, 인류에 봉사하자’는 국제로타리의 테마를 실천해야 하는 필자의 사명감이 더욱 크다. 요즘 한반도의 정세,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려의 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보수-진보의 갈등, 부모-자식세대간 갈등, 여기에 주변국의 통상압력과 외교적 갈등까지 겹쳐서 대내외 여건이 순탄치 않다. 우리는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

최해상 국제로타리 3721지구 총재 민주평통 울산남구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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