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부패의 상징’…운동화 목에 걸고 얼굴엔 초록 물감칠해 재기발랄한 비판

▲ 오리 인형 등장한 러시아 반정부 시위.

최근 러시아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러버덕’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지난 26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가 손에 노란색 고무 오리 인형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 이들에게 오리는 ‘반(反) 부패’의 상징이다.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디가 유튜브에 게재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 의혹 보도 영상을 보면, 그는 국내외에 대규모 부지, 고급 저택, 포도원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별장 연못 한가운데 오리집까지 짓고 호화 생활을 했다.

10대, 20대가 주축인 시위대는 러버덕 모형이나 그림, 심지어 살아있는 오리를 직접 들고나와 메드베데프 총리에 대한 부패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의 재기발랄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 오리 인형 등장한 러시아 반정부 시위.

어떤 이들은 메드베데프 총리가 지난 석 달간 온라인으로 스니커즈 20켤레와 티셔츠 73장을 주문한 것을 풍자해 목에 낡은 스니커즈를 걸고 시위에 참가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스니커즈를 손에 들거나 나무에 걸고 촬영한 사진이 유행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평소 공식 석상에 값비싼 스니커즈를 신고 참석해 논란을 빚어 왔다.

일부는 얼굴을 초록색 물감으로 칠한 채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는 나발디가 지난주 괴한으로부터 초록색 액체 살포 공격을 받은 뒤 지워지지 않아 며칠간 초록색 얼굴로 대중 앞에 나선 데 연대를 표시한 것이다.

수년간 러시아 젊은층의 문화를 연구해 온 언론인 아르 트로이츠키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젊은층은 항상 변화의 촉매가 돼 왔다”며 “지난 수년간 정치적 무관심을 깨고 명백하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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