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왕 반천초등학교 교사

“선생님, 어떻게 해요?” “화장실 가도 되나요?” “언제 점심 먹어요?”

3월은 모든 것이 새롭고 어색한 시기로,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는 학교 환경도 많이 낯설고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한 것이 많다. 이렇게 불안한 마음을 쉽고 빠르게 해결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담임 선생님이다. “엄마 말은 안 들어도 선생님 말씀은 잘 들어요.” 학부모님과의 상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인데, 이것만 보아도 아이들이 선생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말?” “그렇구나!” “와! 멋지다.”

쉬는 시간이 되면 한 명씩 찾아와서 그동안 있었던 무엇인가에 대하여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말에 열심히 대답을 한다.

만약 ‘조용히’ ‘그만’ ‘쉿’ 등과 같이 말해버리면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하고, 조금씩 다가오는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학기 초,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아이들의 질문에 너그럽게 열심히 반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참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면 정말 아이들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선생님, 구름이 해를 먹었어요.” “바람이 물에 앉아 있어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 현상이 아이들의 시선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대상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관찰하여 정확하게 설명하는 교육을 받아왔다. 그래서 성인이 된 지금은 창의적으로 사고하기 위해 그동안 가졌던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다.

앞으로의 사회는 다양한 현상에서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다양한 관점에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가끔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20~30년 전만 해도 물을 사먹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작은 전자기기가 사전, 컴퓨터, 전화기를 대체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이든 틀에 얽매인 관점이 아닌,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면 무한한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제한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면 창의적인 사고가 쉽게 열리게 된다. 요즘에는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시선을 다르게 해주는 직업도 있다고 하니 새로운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가 있다. 아이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만하여도 창의적인 시선을 배울 수가 있다.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아이들의 시선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이승왕 반천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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