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동물과 인체 간세포 실험으로 규명

▲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 기제.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만성 간염·간 경화·간암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만성 간염의 75% 이상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 반응이 일어나 인체가 병원균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게 된다.

인체 내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인터페론과 같은 자연 단백질이 감염 초기 바이러스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체의 면역 반응을 회피해 만성감염을 빈번히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간의 염증 상태를 ‘만성 B형 간염’이라 부른다.

국내 연구진이 이처럼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만성 B형 간염으로 악화하는 원리를 밝혀냈다.

건국대 김균환·박은숙 교수, 임거흔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동물 모델과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면역 회피기제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분석 결과 B형 간염 바이러스의 ‘HBx’라는 단백질이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단백질인 ‘트림22’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인 트림22가 발현되지 못하면서 면역을 회피, 만성감염을 유발하게 된다.

질량분석법을 사용해 HBx 단백질이 트림22의 유전자 발현을 담당하는 mRNA 특정 부위를 메틸화시켜 유전자의 전사를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쥐 모델과 B형 간염 환자의 간세포·간 조직에 대한 실험을 통해 같은 효과를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4억명이 감염돼 있고, 매년 60만명이 B형 간염 바이러스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은 연간 20조원에 이르지만, B형 간염 치료에 투여되는 인터페론은 잘 듣지 않고 효과도 낮아 아직까지 완치제는 없는 실정이다.

추가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 단백질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거트’(Gut) 지난 24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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