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이용하기·TV 보며 스트레칭
대중교통 이용하기·서서 가기 등
생활속 활동량 늘리는 습관 들여야

▲ 이병희 울산동구보건소장

내리쬐는 볕이 두터워졌다. 딱딱히 굳었던 흙들이 봄볕에 포슬포슬해지고 새물이 올라 봉긋봉긋 순을 내미는 나무들처럼 사람도 봄 내음따라 변화가 온다. 추위에 한껏 느려져 있던 신진대사가 빨라지고 감각도 조금씩 민감해지니 봄에 몸을 움직이고 싶은 것은 일종의 본능이라 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봄의 환희를 제대로 느끼려면 내 안의 오감을 깨우는 ‘내 몸의 봄맞이 대청소’가 필요하다.

먼저 먼지를 털어내듯 상큼한 봄기운을 가슴 깊이 들이마시자. 우리의 폐는 평상시에는 1분에 16회 정도의 호흡을 하며 한 번에 약 0.5ℓ의 공기를 들이마시는데, 이때 허파는 일부만 부풀어 오른다. 평상시 호흡량의 8배 정도까지도 흡입할 수 있을 정도로 여력이 있는 폐를 너무 오래 방치하면 점차 폐활량이 줄게되고 활동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조금만 활동량이 증가해도 빨리 지치고 피로 회복도 더디게 된다. 즉 ‘노화가 온다’라 표현할 수 있겠다. 폐 전체를 확장시킬만큼 호흡량이 커지는 운동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묵은 때 씻어 내듯 심장과 혈관에도 활력을 주어야 한다. 심장은 확장과 수축을 통해 혈액을 내보내고, 돌아온 혈액을 받아들이는 일을 반복하며, 이를 심장박동이라 한다. 분당 심장 박동수(심박수 bpm)는 안정시 보통 1분에 50~60회이다. 정상인에서는 건강할수록 심박수가 감소하고 1회 박동시 혈액을 내보내는 심박출량이 많아진다. 심장기능을 강화할수록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심박출량이 증가, 심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한 심박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꾸준한 운동은 필수.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효율적인 심장 운동을 유지하게 되어 질병 발생률이 감소하게 된다.

청소를 했다면 집안에 꽃 혹은 소품으로 치장을 하듯 겨울 동안 처진 뱃살과 불어난 몸무게를 줄이는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심폐 강화와 더불어 적정 체중 관리를 단번에 해결할 건강관리 비법, 그것은 바로 운동이다.

살은 빼고 건강은 더하기 위해 매우 어려운 두 가지 난관이 있다. 하나는 작심삼일, 또 하나는 요요현상이다. 누군들 마음이 없으랴. 작심삼일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인 뇌의 반응으로, 뇌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니 건강한 뇌를 잘 활용하고 훈련해야 한다. 친구를 만나고, 편안하게 앉아 수다를 떨고, 맛난 거 먹는, 이 좋은 걸 누군들 좋아하지 않으랴. 그러나 건강한 뇌는 저울질하게 된다. 순간의 만족으로 다가올 뱃살의 재앙과 순간의 고통으로 맞이하게 될 날씬하고 건강미 넘치는 몸매를, 마침내 저울이 기우는 쪽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분명 운동은 친구를 만나 재미난 시간 보내는 것과 비교하면 백배천배 재미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때문에 일부러 시간내서 ‘준비 땅~’하는 운동보다는 생활속에서 활동량을 늘이는 습관을 체득, 평생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니트 다이어트’를 권하고 싶다.

니트 다이어트란 ‘비운동성 활동 열 생성(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을 의미한다. 운동은 아니지만 일상의 작은 움직임도 에너지 소모가 되므로, 칼로리가 많이 소비되는 생활 방식으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TV 보며 간단한 스트레칭, 승용차 보다 대중교통 이용, 버스나 지하철에서 서서 가기 등을 들 수 있다. 성인의 경우 계단을 이용하면 한 층에 7k㎈씩 5층까지 올라가면 35k㎈가 소비되는데 이는 자전거를 10분간 탄 것과 같은 효과이다. 약간 숨이 가쁠 정도의 속도로 계단을 오르면 훌륭한 심폐운동 효과와 종아리 허벅지의 근력 강화로 골절이나 낙상 손상의 예방효과, 자세교정과 힙업의 효과까지 말 그대로 유익함의 극치이다.

올해 울산시는 건강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건강계단 사업을 시행한다. 지루하고 칙칙한 공간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손쉽게 건강을 가꾸고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걷고 싶은 계단을 만들기이다. 보건계의 고민에 함께 동참해주시길, 그리고 울산시민 모두가 많이 활용하여 ‘9988234’를 이루시길 고대해본다.

이병희 울산동구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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