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맛.흥이 있는 울산여행 = (4)오영수문학관-언양성당-언양알프스시장-작천정

▲ 1936년 울산지역에 건립된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언양성당 성전의 실내전경. 김경우기자

난계의 문학정신 담은 ‘오영수 문학관’
울산의 천주교 역사 간직한 ‘언양성당’
장터·작천정에는 먹거리·볼거리 풍성

봄꽃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면서 주말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이번 주말, 지역 곳곳에서도 벚꽃 축제가 시작되는 가운데 울산여행의 첫 관문인 KTX울산역 인근에서 반나절을 보낼 수 있는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오영수 문학관에서 시작해 언양읍성 인근의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고, 울산지역 대표 벚꽃명소인 작천정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첫 코스인 오영수문학관은 우리나라 단편문학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울산출신 소설가 난계 오영수 선생의 문학정신을 엿볼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오영수 선생에 일대기와 작품을 소개하고, ‘난계서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선생의 창작실을 재현하고 대표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로 활동할 당시 선생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선생의 대표 소설의 한 대목을 들을 수 있도록 헤드셋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울산에 왔다면 1936년 울산지역에 건립된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언양성당도 한 번쯤 가볼만 하다. 2004년 등록문화재 제103호로 지정된 곳으로 본관은 고딕식 2층의 석조 건물로 맞배 지붕이며, 사제관은 단층으로 본당과 형태가 같다. 서울 명동성당을 건축한 중국인 기술자들이 공사를 맡았는데 정면과 측면은 석재로 마감했지만, 뒷면은 붉은색 벽돌로 처리한 것이 특이하다. 이처럼 언양성당은 일제강점기에 서구에서 들어온 종교 시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종교적, 역사적으로 가치가 큰 곳이다.

여행 중에 만난 장터는 일상에서 만난 시장보다 더욱 반갑다. 전통시장에는 펄떡이는 삶과 따스한 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특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언양에는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 있다. 바로 언양알프스시장이다.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는 5일장이 들어서 평소보다 더욱 많은 먹거리,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벚꽃 개화 시기에 언양을 찾는다면 작천정 벚꽃길도 가볼만 한다. 오는 4월9일까지 열리는 작천정 벚꽃축제 현장에는 100년 안팎의 아름다리 벚나무 300여 그루가 긴 터널을 이루고 있어 꽃이 만개하면 장관을 이룬다.

여행 Tip= 최근 복원된 언양읍성의 남문인 ‘영화루’를 둘러보고, 영화루 앞쪽으로 난 길을 따라 마을을 잠시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마을 골목골목마다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져 있고, ‘언양읍성마을 골목길갤러리’라는 테마로 지역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언양이 낳은 문화인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 언양성당 인근에 위치한 ‘조은 사랑방’ 잔치국수.

[이 코스. 울산별미]
잔치국수 한 메뉴만 파는 맛집
‘고명 따로’ 취향껏…가성비 최고

언양성당에서 오른쪽 구빙담 카페방면 골목길로 들어가면 ‘조은 사랑방’이라는 잔치국수집이 있다. 간판 없이 담벼락에 ‘좋은 사랑방’이라고 적혀 있다. 옛 시골집의 정겨움이 느껴지지만, 여느 식당 같지 않은 모습에 첫 방문자들이 당황하기도 한다.

이곳의 메뉴는 잔치국수 단 한가지며, 가격(5000원)에 비해 양이 푸짐하고 맛도 좋아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맛집 중 한 곳이다. 가끔 간장에 비벼 먹는 비빔국수가 서비스로 제공되기도 한다.

사랑방 국수의 특이한 점은 고명과 면, 육수가 따로 나와 취향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박, 단무지, 콩나물, 달걀, 어묵, 부추, 당근 등 봄꽃같이 화사하면서도 신선한 고명이 풍성하게 제공된다. ‘조은 사랑방’은 명절 외 연중무휴이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3시까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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