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테슬라’ 기업 탄생 급제동 우려
기업공개시장 위축 불가피 vs 투명성 제고 효과 긍정적

금융감독원의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는 기업공개(IPO) 시장에 상당한 파문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주관 증권사들의 심사가 깐깐해지고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과정도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IPO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함께 적자기업도 기술력만 있으면 상장을 허용하는 ‘테슬라 요건’이 제대로 정착도 되기 전에 이번 사태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IPO 기업에 대한 투명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금감원은 30일 “특별한 혐의가 발견됐기보다는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확실히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특별감리를 결정했다”고만 밝혔다.

지난 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문제를 제기했던 참여연대의 안진걸 사무처장은 “금감원이 늦었지만,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금감원이 이번 특별감리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분식회계와 상장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감리했던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감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감사한 회계법인에서 자료를 받아 감리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제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특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거래소가 적자기업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한 것과 관련, 그동안 특혜의혹이 제기돼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간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였다.

이와 관련,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를 계기로 상장 심사가 깐깐해져 한국판 ‘테슬라 기업’ 탄생을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적자기업도 특출한 기술과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올해 1월 이른바 ‘테슬라 요건’을 도입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테슬라가 자본력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 7년 만에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사례를 참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규모가 크면서도 적자 상태인 회사를 감리를 통해 지속해서 세심하게 들여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특별감리를 계기로 앞으로 IPO 주관 증권사들이 기업공개 추진 회사들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심사하고 보수적으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며 “투자자나 해당 회사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아무래도 IPO 심사과정이 빡빡해지고 심리적인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그러나 그만큼 투명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특별감리 소식이 전해진 뒤 “지난해 상장과정에서 복수의 회계법인과 5곳의 글로벌 증권사와 5곳의 법무법인 등을 통해 법과 절차에 따라 회계처리와 법리 검토를 했다”며 “회계처리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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