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남구문화 14집’ 김종직의 울산 재직연도 등 오류

‘북구향토문화’ 인용물 출처 일부 누락에 원저자 항의

문화원측 “확인후 정정”…시지원 연구자료 검토 필요

지난 연말 울산지역 일부 문화원들이 발간한 향토사 연구지가 부실한 내용으로 출간돼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구·시비 등 지원금을 받아 발행하는 향토사 연구지가 수차례의 지적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류를 거듭하는 것을 두고 지역 문예계 내부에서조차 강도높은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남구문화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울산남구문화 14집>에 수록된 일부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지에는 조선시대 문장가이자 관료인 점필재 김종직이 울산에 병마평사로 온 것이 1466년이라고 돼 있다. 또 조선조 울산문화창달에 기여한 울산부사 청대 권상일은 1733년에 부임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울산발전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통합 울산선생안>(2015)에 따르면 김종직은 1466년에 이미 재임 중이었고, 권상일은 1735년에 부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울산선생안은 울산의 관아와 기관에서 전임 관원의 성명, 관직명, 도임과 이임 등 특기할 만한 일 등을 적어놓은 책이다.

또 연구지에서는 ‘임진왜란 이후에 개운포의 경상좌수영이 동래로 옮겨가면서…’라고 적혀 있으나 이또한 오류다. 경상좌수영은 1544년 즈음 부산 동래로 옮겨간 이후 울산으로 온 적이 없다. 지역의 한 향토사연구가는 “경상좌수영은 1459년 1월, 부산에서 울산 개운포로 옮겨왔다가,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1544년께 부산으로 갔다”며 “임진왜란(1592~1598년) 이후에 경상좌수영이 울산에서 부산으로 갔다는 건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같은 책에 수록된 내용 중 일부는 앞서 다른 학술지에 발표한 원고를 오자까지 그대로 옮겨 와 중복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남구문화원 관계자는 “연구지 발간과 관련해 예산 등의 문제로 별도의 교정이나 감수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본적으로 향토사연구가들이 보내온 자료를 믿고 싣는다.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에 바로잡아야 할 내용이 있다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북구문화원도 지난해 12월 발간한 연구지 <북구향토문화>에서 인용 자료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아 최근 원저자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술연구지의 경우 기존 연구문을 인용할 경우 인용책명, 논제, 저자명 등을 함께 표기하는 것이 기본요건이나, 북구향토문화의 경우 저자명이 누락된 것이다. 항의를 받은 <북구향토문화> 저자는 사과문을 통해 해명을 했으나, 발간사업을 진행하는 북구문화원은 정작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같은 향토사연구지의 오류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지만 잘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구문화원이 지난 2015년에 발간한 <울산문화연구 7집>과 울산시문화원연합회가 지난해 발간한 <울산의 문화원 50년사> 또한 다른 이의 연구논문을 무단으로 수록했고 일부 내용은 부실하다는 논란을 받은 바 있다.

한 향토사연구가는 “향토사 연구원들의 소양교육과 더불어 자격제 운영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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