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의 선거캠프에 참여하는
권력지향적 철새 정치참여 교수를 보며
인재 선별 안목에 대한 불안이 기우이길

▲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최근 대선주자인 문재인 캠프 참여교수가 1000여명이 넘었다. 유달리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김광두 서강대 명예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다. 이들은 2012년 경향신문 지면에서 ‘양극화 해소’ 방안을 두고 대논쟁을 벌인 당사자들로 한 둥지를 틀었다.

정치참여교수(polifessor)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 다만 학자로서 교육을 책임진 이들이 권력자에 힙입어 입신양명하려는 교수들이 이렇게 많다는데 놀라울 뿐이다. 자신이 쌓은 학문을 바탕으로 국가경영에 참여해 포부를 펼치는 것은 좋은 일이나 자격과 능력이 부족한 자가 발탁돼 국정을 농단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니 공연히 우려가 앞선다.

더구나 자신이 견지했던 철학과 신념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여러 대선 주자들을 옮겨다니는 모습은 보기가 사납다. 이들은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국가 장래 발전에 장애가 되는 점도 간과해버리며 대선 후보자 역시 이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밝은 눈이 절실하다.

김광두 교수는 2002년 이인제 경선 후보의 싱크탱크 모임의 회장이었고,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경제교사로, ‘줄푸세’ 공약 입안자로서 국가미래연구원장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후 문재인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김호기 교수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연설 기초위원이었고, 2012년에는 안철수의 싱크탱크인 정치혁신 포럼 대표였다가 이번에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김상조 교수는 권영길 대선후보의 정책자문단이었으며, 2013년에는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경제 분야 발제를 맡기도 했다.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후보를 사퇴한 반기문 캠프에 가담했다가 안희정 지지로 바꾸었다. 김영호 교수는 이명박 정부시절 ‘건국 80주년 행사’를 주도했고, ‘건국사관’을 주창해 국론을 분열시켰지만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되었다.

이에 앞서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충청도 천도론’으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기여, 장관급 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기도 했지만 수도의 이분화로 인해 국력약화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박범훈 중앙대 교수는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맡았다가 비리로 구속되었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를 틈타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되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에서 교육부총리로 지명받았다가 제자 논문표절로 낙마한 경력의 소유자다. 성대 출신의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은 최순실과 함께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이었던 홍기택 중앙대 교수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임명은 정치참여교수의 자격미달과 무능으로 인해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예다.

모두들 공도 있고 과도 있을 것이며 나름의 변명도 있겠지만 세간에 알려진 바대로 살펴보면 이렇다는 말이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학문적 신념을 자신의 출세와 이익을 위해 쉽게 버리거나 국가의 병역 의무를 필하지 않는 등 책임감과 애국심의 결여가 엿보인다. 빠른 출세를 위해 무(武)를 소홀하고 문(文)에 치우친 생활로 인해 성격이 대체로 문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5월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권력지향적 철새 같은 정치참여 교수들 보다도 조용하게 학문의 세계에 탐닉하고 2세 교육에 힘쓰는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해 등용하는 것이 대선주자들의 책임이며,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 길이 아닐까.

이일걸 한국간도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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