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억 유니스트 상임감사

복잡한 일상 속에서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잠깐의 휴식이라도 즐기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설 때 쌀쌀하게 느껴졌던 바람이 시나브로 따뜻해졌다. 유난히 춥고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가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기 좋은 봄이 왔다. 봄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설레고 스르르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만드는 신기한 힘을 가졌다.

아마도 기나긴 추운 겨울을 지나 만나는 첫 계절이라 그런가 보다. 겨울이 어떻게 왔다 가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사는 중인 4월의 어느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도 하루가 저물 무렵이면 늘 공허한 일상의 나날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줘야 할 봄이 왔다.

겨울동안 하얀 눈이불로 덮여 얼어 있던 땅에서는 싱그런 초록 새싹이 피어나고, 구례 산수유 축제, 양산 매화축제, 진해 군항제 등 전국 각지에서 꽃축제 소식이 들려오는 것을 보니 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울산 도심에도 봄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선암 호수공원에서는 이른 봄, 수줍게 꽃망울을 떠뜨리는 봄의 전령 매화가 피고, 4월 초가 되면 따스한 봄햇살에 반짝이는 호수와 노란 개나리, 벚꽃을 함께 즐기며 산책할 수 있다. 또 1Km에 이르는 구간에 150년 수령의 벚꽃나무들이 벚꽃터널을 이루는 언양 작천정, 생태하천으로 조성되어 400여 그루의 벚꽃나무들이 늘어선 무거천 또한 벚꽃을 즐기기에 충분한 장소이다.

특히 무거천 궁거랑 벚꽃 축제는 축제 기간 저녁 시간에 한지등에 불이 켜져 정말 낭만적인 벚꽃 길을 즐길 수 있다. 5월에는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꽃의 여왕 장미를 즐길 수 있다.

울산, 양산, 밀양, 경주, 청도에 걸쳐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 아홉 개가 위치한 영남알프스는 가을뿐만 아니라 봄에도 자연 경관을 느끼기에 무척이나 좋다. 국내 최장의 왕복식 케이블카를 타고 녹산대에 오르면 봄의 색깔을 가득 담은 산맥들의 모습에 숨이 탁 트이고 몸과 마음이 시원해 진다.

또한 산악 자원과 문화를 결합한 열린 공간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가족들이 나들이 가기에 좋은 코스이다. 가벼운 산행 후, 영남알프스 시네마에서 영화도 한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주위를 둘러보라,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함을 이끌고 봄이 오고 있다. 망설이다가는 하루하루 변하는 봄의 얼굴을 놓치기 십상이다. 시원한 바람 한 줄기를 호흡할 시간, 따뜻한 햇볕 한 줌을 더 느끼는 여유, 이런 조그마한 변화는 무료한 일상을 활기찬 봄의 기운으로 바꾸기에 충분하다.

2017년은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맞아 울산시에서는 2017 울산 방문의 해를 선포하였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봄꽃 가득한 울산으로 초대해 보는건 어떨까. 교통 대란과 많은 인파가 몰리는 외지 여행보다 울산 도심에서 봄꽃을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해본다.

이승억 유니스트 상임감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