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2개사가 분할된데 이어 지난달 27일 주총에서 분할이 결정된 4사가 지난 1일자로 각각 독립법인이 됐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 모두 6개사로 나누어진 현대중공업그룹은 3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본관 앞에서 기념식수를 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는 강도높은 자구책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확고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으로, 현대가족 뿐 아니라 지역사회도 감회가 깊은 일임에 틀림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날 밝힌 전략에 따르면 목표는 각자도생을 통해 각 분야별 글로벌 5위권 진입이다. 그 비법은 ‘기술’과 ‘품질’을 모든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겠다는 것이다. 2021년까지 기술개발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다. 그 중 울산에 남은 현대중공업에는 5년간 2조500억원이 기술개발 등에 투자된다. 친환경선박과 스마트십 개발,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강화, 디지털화된 스마트 야드 구축 등을 통해 선제적 기술 확보와 고품질로 조선분야 세계 1위 자리를 되찾는다는 전략이다. 일본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형국을 탈피하기 위해 당연히 가야 할 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울산시의 대응이다.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전략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울산시는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장기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 근로자들의 권익옹호, 노사관계 안정화, 일자리 창출, 기업과 지역사회의 관계 개선 등 울산시의 역할이 적지 않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접어들 때도, 분사를 강행할 때도 전혀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에 불어닥친 갑작스런 경기침체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도시 울산’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과 기업의 관계는 점차 상생협력의 관계로 바뀌고 있다. 경제성장이 절대적 가치였던 과거에는 기업이 절대적 우위의 관계에 있었지만 상대적 우위를 거쳐 점점 상호 협의를 통한 상생의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대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의 변화는 지역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울산시와 적극적인 협조와 교류가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출발에 성원을 보내는 한편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의 상생협력을 통해 울산이 기업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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