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예의·감사 3가지가 가장 중요
밥상머리에서부터 철저한 인성교육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모습 보여야

▲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새 학기가 시작, 겨울방학동안 조용하던 대학 캠퍼스는 신입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나는 학생들을 보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취업 등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1학년 수업을 들어가 보면 학생들이 경직돼 있고 질문에 대답도 잘 안하며 눈에는 총기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하루의 엄청난 시간을 공부에 할애했으니 진이 다 빠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부모나 선생님의 간섭으로 수동적인 태도로 살아왔으나 이제는 누구의 간섭 없이 능동적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여기에 잘 적응 못하고 음주나 게임에 빠진 학생들도 생긴다. 1학년을 마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군복무를 하고 주로 2학년에 복학한다. 2학년 수업에 들어가 보면 눈에 총기가 있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군에 복무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된 것이다. 이후 1학년 때 해이해져 있던 대학생활을 만회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군 생활이 고생은 될지 모르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나도 대학 졸업 후 해군 간부후보생으로 4개월간의 가혹하고 비인간적인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이 힘든 과정을 참고 견딘 것이 나중에 미국 유학과 향후 생활에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며 나는 해군장교로 복무한 것을 평생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초등학교 중등학교 학부모들을 만나보면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해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모르니 남이 뭘 하면 무조건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미국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본 받아야한다”고 말했고 피터 드러커는 “교육에 대한 투자로부터 그렇게 풍성한 수확을 했던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다”며 한국은 교육투자 성공국가라고 예찬했다.

겉보기에는 한국교육이 훌륭해 보이지만 지금의 한국교육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과연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공교육과 사교육에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임으로 더 이상 논하지 않겠다. 많은 학생들이 꿈 너머 꿈이 없다.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오로지 꿈이라면 좋은 대학을 나온 후 무엇을 하겠다는 꿈이 없다는 말이다. 방향 없이 공부만 밤늦게 하고 있고 공부의 목적이 결여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열은 높으나 행복하지 못하다.

부모들의 관심은 온통 학교 성적에만 집중돼 있다. 학교 성적이 과연 그렇게 중요한가? 많은 학부모들이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교육 즉 자녀 교육의 핵심은 인성교육이라고 생각된다. 인성이 바로 된 아이들은 설사 처음에는 남보다 좀 처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결국은 사회에서 쓰이는 존재로 되어 간다. 인성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자녀들이 절제할 줄 아는 훈련을 받아야 하며 예의를 배워야 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세 가지를 할 줄 모르는 학생이 나중에 지도자의 위치에 가게 된들 그는 사상누각으로 실패한 인생이 되기 쉽다. 또한 올바른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은 분노조절장애자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울산시민의 정신문화 향상을 위해 감사로 행복한 일터와 가정을 만들자 라고 울산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해왔다. 우리 마음에 감사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만 투성이가 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저명한 심리학자 윌리암 제임스는 “우리세대가 한 가장 큰 발견은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인성교육을 공교육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집안의 밥상머리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절제하는 훈련도 일차적으로 집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예의도 집에서 가르쳐야 한다. 아이에게는 공부하라고 하고 엄마가 텔레비전만 보면 되겠는가?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면 자녀는 따라하게 된다. 아들은 아버지의 그림자를 보면서 자란다는 말이 있다. 부모들이 달라져야 하고 먼저 솔선수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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