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봉희 중앙길(문화의거리) 상인회장

매년 1~2월 강원 화천군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는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다. 고작 인구 3만명이 채 안되는 화천군에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겨울축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灣)의 광활한 갈대습지와 잘 가꿔진 제1호 국가정원 덕에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 두 곳은 모두 지역적 생태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만든 공통점이 있다.

울산 중구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9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되었다. 중구가 관광도시로 선정된 것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영남알프스, 장생포, 간절곶, 울산대공원, 대왕암공원, 현대자동차 등 산업시설 등이 쉽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외부로 알려진 울산의 관광지나 축제 등도 대부분 앞서 나열한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구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문화관광도시로의 비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이번 ‘2019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추진해 온 노력의 첫 결실이라 평가할 수 있다.

중구는 이번 선정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미술과 융합한 예술화사업, 2019년 준공하는 울산시립미술관, 원도심 문화의거리, 울산교, 태화강 등을 주요 자원으로 한 ‘Fine Art’를 콘셉트로 삼고 ‘쉽고 재미나는 색다른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성민 중구청장도 2019년까지 근대골목과 울산큰애기 프로젝트, 시립미술관과 울산교, 태화강변과 십리대숲 등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5개 분야 19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권역별로는 원도심(역사와 문화), 병영지역(충렬의 도시), 학성·반구지역(성곽 중심 탐방길), 태화강 십리대숲 일원(수륙양용차 운영 등 레저관광), 유곡동 입화산 일원(휴양시설) 등이다. 또 관광객들이 쉽게 찾고 머물 수 있도록 호텔과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고 주차장도 확충할 계획이다. 관광자원은 있는 그대로의 훌륭한 자연자원이 있는 반면 숨어있는 자원을 잘 다듬어야 빛을 발하는 자원이 있다. 중구는 그냥 무심코 지나치면 평범할 수도 있는 것들에 이야기를 만들고 다듬어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만들어가고 있다. 말하자면 이곳의 관광자원은 아직은 미완성인, 꾸준히 관심을 갖고 만들어가야 할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대표 관광도시가 될 중구를 위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중구의 대표 관광 브랜드를 설정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화천은 ‘산천어축제’, 순천은 ‘순천만과 정원’을 비롯해 진주 ‘논개와 남강유등축제’, 함평 ‘나비축제’, 담양 ‘대나무’, 남원 ‘광한루’, 경주 ‘불국사’, 영덕 ‘대게’ 등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중구에도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 있어야 한다. 관광은 체류형 관광이 되어야 한다. 잠시 들렀다 가기엔 아쉬워 적어도 하루이틀을 숙박하며 둘러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태화강대공원에서 십리대숲의 청량함을 느끼고, 밤에는 원도심 문화의 거리에서 골목길의 옛 추억을 되살리고 거리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중구 내 6개 성곽길을 걸으며 역사문화체험을 하며, 시립미술관에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중구에서 맘껏 누려야 한다면 1박2일도 모자랄 것이다. 주차장과 호텔 유스호스텔 건립으로 끝날 게 아니라 어느 한 곳이라도 빼놓으면 아쉬워서 발길을 떼지 못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관광자원에는 울산만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 성곽둘레길은 서울, 대나무숲은 담양, 골목길은 가까운 대구와 부산, 동헌과 객사 그리고 미술관은 다른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거리 문화와 시장의 먹거리 또한 울산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중요한 점은 여기에 울산의 지역적 특성을 잘 담아야 다른 지역과 차별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늘 새로워야 한다. 정말 좋은 관광지는 한 번으로는 부족해 또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있다. 찾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고, 늘 색다른 추억을 간직할 수 있어야 진정한 관광이 될 수 있다.

울산중구는 국내대표 관광도시라는 꿈을 향해 성공적인 걸음을 내딛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중구를 찾는 관광객 600만명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봉희 중앙길(문화의거리) 상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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