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에 이어 발생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축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구제역(口蹄疫)은 소, 돼지,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동물들에 발생하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동물들에는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게는 그다지 큰 해를 미치지 않는다.  구제역에 걸린 동물은 입술, 혀, 잇몸, 콧구명, 발, 젖꼭지 등에 물집(水疱)이 생기는 동시에 다리를 절고 침을 흘리며 식욕을 잃고 젖이 나오지 않게 된다.  치사율은 감염된 동물의 나이와 종류에 따라 5~75%로 차이가 크다. 잠복기가 3~5일로 전파력이 매우 강력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호흡, 소화, 생식행위를 통해 옮겨진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배설물을 통해서도 옮겨지고 바람을 타고 수십km를 이동하며 사람의 옷이나 신발에 붙어 잠복하고 감염된 사람의 호흡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되기도 한다.  영국당국이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농장과 도축장에 대해 대대적이고 엄격한 위생조치를 취하고 바이러스의 잠복기중에 발생지역에 있었던 가축이나 사람들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영국과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한국, 이라크, 호주, 홍콩, 중국 등 다른 나라들도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사람은 구제역에 걸린 가축을 다루거나 그 젖을 먹었을 경우 피부의 상처나 점막을통해 감염되지만 구제역에 걸린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사람은 또 감염되더라도 건강에 문제될 정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산하 유럽구제역통제위원회(EUFMD)의 이브 레포르방 사무국장은 유아나 체력이 약한 사람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잔뜩 들어있는 가축의 젖을 대량으로 마실 경우 손가락사이나 입에 물집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가축의 젖은상품화과정에서 고온처리되기 때문에 그럴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1910년 독일 과학자 프리드리히 뢰플러에 의해 처음 발견된후 1929년 미국, 1952년 캐나다에서 발생했으며 유럽의 경우 영국에서 1967년, 이탈리아에서 1993년, 그리스에서 1994년과 1996년 그리고 작년에 발생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작년 4월초 충남 홍성·보령, 경기도 파주 등지에서 발생한 적이 있어 당국과 축산농가가 재발을 막기위해 방역과 예방에 나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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