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직원·주재원 등 200여명 인솔 ‘평양 조중우호탑’ 헌화

▲ 조·중 우호탑에 헌화하는 리진쥔 주북한 중국대사. 주북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화면 캡처.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과 제6차 핵실험 우려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추가제재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대사가 양국 간 혈맹을 상징하는 조·중 우호탑에 헌화해 주목된다.

5일 주북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 대사는 칭밍제(淸明節·청명절)인 4일 평양에 있는 우호탑을 찾았다.

리 대사는 대사관 전체 직원과 가족, 북한의 화교 대표, 북한 주재 중국 기업인 및 언론 대표, 중국인 유학생 등 200여명을 데리고 이번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화한 꽃바구니에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천추에 길이 빛나라’라고 적혀 있었으며 리 대사는 우호탑에 천천히 올라가 헌화한 꽃바구니를 정리하고 묵념했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리진쥔 대사가 대표들과 함께 우호탑 탑실에 들어가 중국 인민지원군의 명단을 둘러본 뒤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와준다)의 주제 벽화를 관람했고 북·중간 전통 우호에 대한 북한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영광스러운 역사를 새겼다고 전했다.

앞서 리 대사는 지난 3일 평양 중공군 열사능원을 참배한 중공군 후손 16명을 초청, “미국에 저항해 북한을 지원했던 위대한 역사적 의의 및 중국 지원군과 북한 국민이 함께 처절하게 싸웠던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그 자리에서 “역사는 잊을 수 없으며 중국과 북한의 양국 정부와 인민도 지원군 전사의 탁월한 공훈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국방무관은 4일 평양 교외의 형제산에 있는 중공군 열사능원을 찾아가 성묘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다가 숨진 중국군이 묻힌 중공군 열사능원은 양국 혈맹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곳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에는 중국 고위층의 방문이 뜸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곳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리 대사가 후손들의 중공군 열사능원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호탑까지 직접 찾은 행위는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냉각된 북·중 관계와 교류를 회복하려는 정치적인 제스처일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북한 외무성이 새해 북·중 친선 모임을 개최했으며, 그 자리에 리 대사를 포함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들과 리길성 부상 등 북한 외무성 직원들이 참석해 우의를 다졌다.

지난 2월 28일에는 리길성 부상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공식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바 있다.

지난 1월 24일에는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이 개최한 춘제(春節·중국의 설) 리셉션에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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