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하늘이 차츰 맑아지기 시작한다는 청명(4일)과 함께 한식(5일), 식목일(5일)이 있는 이번 한주는 좀더 자연에 귀가 기울여 진다.

선조들은 봄의 다섯 번째 절기 청명의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다. 날씨가 쾌청하고 옅은 바람이 불면 풍년이 들고 어획량이 증가하며, 파도가 세게 치면 물고기가 흔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천둥이 치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면 흉년이 든다고 봤다. 우리 선조들은 대체로 청명에 날씨가 맑아야 한해를 아무 탈 없이 보낼 수 있다고 여겼는데, 식목일이 청명 즈음에 지정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산림에 서식하는 생물의 생체리듬이 빨라져 꽃의 개화시기와 더불어 식목철도 1개월 이상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식목일 평균기온이 처음 기념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보다 1.5~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의 식목일 평균기온은 10.2℃로 과거보다 2.3℃ 올라, 1940년대 제주도의 식목일 평균기온(10.1℃)과 비슷했을 정도이다. 강릉은 최근 10년 동안의 식목일 평균기온이 과거보다 3.9℃ 높아 상승폭이 가장 컸다.

1940년대 식목일의 각 지점별 평균기온이 최근에는 3월 하순쯤 나타나고 있다. 식목일 제정 무렵과 비교하면 일주일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한편 실제 나무를 심을 때 고려해야 할 땅속 5㎝ 온도 역시 1940년대보다 3.1~4.9℃ 상승해 식목일 제정 당시보다 무려 20일가량 앞당겨졌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를 고려해보면, 실제 나무 심기 좋은 때는 4월 5일이 아니라, 이제는 3월 중순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변화로, 우리가 나무심기에 더욱 열을 올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나무 한 그루는 연간 5㎏의 CO2를 흡수한다. 수목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해 적정한 시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이야말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최상의 처방이 될 것이다.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