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임차료 등 인상에도 착한 가격 유지 경영난 호소
2013년 후 취소·포기 등 25곳...최근 2년새 취소도 20곳 달해

▲ 자료사진

경기침체와 치솟는 물가에 울산지역의 착한가격업소들이 시름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지정된 착한가격업소들은 치솟는 물가에도 대부분 기존 가격을 유지하거나 값을 크게 올리지 못하면서 운영난에 부딪히고 있다. 물가 인상분을 견디지 못해 일부 업소는 가격을 올리는가 하면, 인상된 가격이 지역평균가격을 웃돌아 지정 취소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는 시중 물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를 말한다. 울산시 물가모니터링요원이나 각 읍면동장의 추천을 받아 가격(60%)·영업장 위생상태(30%)·종사자 친절도(10%) 등을 평가해 70점 이상을 받으면 등록할 수 있다.

6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에 등록된 착한가격업소는 총 113곳이다. 2011년 등록 첫해 64곳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4월 현재 113곳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착한가격업소들은 운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치솟는 원재료 값이나 임차료 등에도 지역평균가격에 맞추기 위해 가격을 손쉽게 혹은 원하는 만큼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주군 범서읍의 한 세탁소는 지난 2011년 착한가격업소 등록 당시의 가격을 7년째 유지하고 있다. 세탁소 운영에 필요한 기름값, 부재료 값은 지난 7년간 30~40% 올랐지만, 착한가격업소라는 생각에 가격은 올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세탁소 업주 A씨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우리 가게는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아 손님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착한가격업소로 등록된 남구 무거동의 한 중식당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식당 업주 B씨는 “착한가격 업소로 가격을 저렴하게 팔다 보면 수익이 적게 나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가게보다 더 많이 팔아야 해 힘들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맛있고 저렴하다며 많이들 찾아주니 착한가격업소 등록을 취소하거나 가격을 무작정 올리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이 업소는 올해 초 오른 물가를 견디지 못해 일부 메뉴의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착한가격업소들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업소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가격을 올렸지만, 지역 평균 가격을 웃돌면서 지정 취소되거나, 자발적으로 착한가격업소 등록을 포기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영세 업소의 폐업을 포함해 지정 취소되거나, 지정 포기해 등록이 취소된 업체는 25여곳에 달한다. 특히 최근 2년새 취소된 곳이 20곳에 이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착한가격업소로 등록된 곳들 대부분이 음식점·세탁소·미용실 등 영세업종이다 보니 운영상 어려움으로 폐업하거나 착한가격업소 등록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지역 축제 및 문화행사시 음식부스 참여, 착한가격업소 홍보용 리플릿 제작 등의 방식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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