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제문·정소민 등 출연...단골 소재·식상한 설정에도
생활밀착형 에피소드로 극복...오는 12일 극장서 관객 만나

▲ 아빠와 딸의 몸이 어느날 갑자기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아빠는 딸’

화장품 회사의 만년 과장인 47살 원상태(윤제문)는 딸만 아는 ‘딸 바보’다. 그런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공부하라는 말만 하면 대놓고 싫은 기색을 하는 딸이 야속하기만 하다.

17살 여고생 원도연(정소민)은 무뚝뚝하고 입만 열면 공부를 외치는 ‘비호감’ 아빠와 눈도 마주치기가 싫다. 관심사는 오로지 밴드부 오디션과 좋아하는 선배뿐이다.

영화 ‘아빠는 딸’은 서로를 이해 못 하던 아빠와 딸의 몸이 어느날 갑자기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린다. 남녀 주인공의 몸이 뒤바뀌는 이야기는 영화 속 단골 소재다. 올해 들어 개봉한 한국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서도 등장했다.

‘아빠는 딸’은 다소 식상한 설정을 생활밀착형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연기로 극복한다. 또 아빠와 딸의 바뀐 모습을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그리면서 웃음 포인트는 제대로 짚어낸다.

딸의 영혼이 들어간 아빠는 회식 자리에서 걸그룹 씨스타의 ‘나혼자’ 안무를 손짓 하나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

연애 상담을 해오는 남자직원에게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여심을 공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런 변화 덕분에 직장 내 ‘왕따’였던 원상태는 갑자기 인기남으로 등극한다. 아빠의 영혼이 몸에 들어간 딸도 태도부터 바뀐다. 괄괄한 목소리에 거친 말투, 걸을 때는 팔자걸음, 앉을 때는 쩍 벌린 자세가 저절로 나온다.

영화는 단순히 부녀간의 뒤바뀐 정체성을 그리는데 머물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 세대 간 이해와 화해가 결국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인 셈이다. 각 세대가 공감할 만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져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함께 본다면 대화의 소재가 늘어날 법하다. 4월12일 개봉.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