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경제성장 패러다임변화 등
신기후체제에 대한 장기계획 수립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야

▲ 차동현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산업혁명 이후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과 같은 인위적인 강제력(Anthropogenic Forcing)이 자연변동성에 영향을 미쳐 이전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고, 이와 연관된 다양한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로빌 댐은 기록적인 폭우로 거대한 구멍이 생기면서 붕괴 위기에 처해 20만명이 대피하였고 지금까지도 보수 작업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작년까지 이 지역은 심각한 가뭄으로 고생했다. 작년 울산에서도 기후변화와 연관되어 태풍 차바가 이례적으로 가을철 한반도로 북상해 시간당 120㎜의 집중호우와 도시 홍수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약 20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이 기후변화는 극한 기상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변화시켜 심각한 자연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후변화는 보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모기 개체수가 증가해 황열병, 댕기열과 같은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제시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의 존속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하는 문제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후변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그에 맞는 적응 전략을 수립하면서,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려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정확한 전망 정보가 필요하다.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신뢰할 수 있는 전망 정보를 산출하기 위해 세계 유수기관들이 슈퍼컴퓨터와 수치모델을 이용해 생산한 기후변화 전망 결과들을 수집해 평균값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청이 참여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한반도의 상세 기후변화 전망도 역학적·통계적 방법을 기반으로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물론 기후변화 전망의 불확실성도 있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기 때문에 전망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과학적 기후변화 전망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고 이에 맞는 효율적 적응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예로 기후변화 전망이 제시한 미래 극한 강수와 온도 변화를 기준으로 지역별 도시홍수와 폭염 위험도를 평가하고 취약성이 높은 지역은 미리 대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미래 평균 강수 변화 전망을 활용해 수자원 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고, 온도와 습도 변화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군의 변화를 예상해 보건 정책 수립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미래 기후군 변화 전망을 이용하여 최적으로 재배·양식할 수 있는 농작물과 어종을 예상해 대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적응 대책 수립 시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자체들도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파악해 자체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초국가적 기후변화 완화를 위하여 2015년 파리에서 기후협약이 체결되었다. 이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파리기후협약 이후의 신기후체제를 대비하기 위해 저탄소 경제성장 체제로 정책을 전환해야만 한다. 정부는 신기후체제에 대한 장단기 대응 계획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산업계가 적응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 탄소 배출권 시장에 대한 이해증진과 활성화 방안 마련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신기후체제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에게 저탄소 경제성장에 대한 인식을 긍적적으로 변화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업들 또한 저탄소 경제성장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받아들이고 기회로 생각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차동현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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