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1∼3월 멧돼지 90마리 포획

관광객이 많이 찾는 부산의 한 마을에 멧돼지가 떼로 출몰하고 관광객을 들이받아 다치는 일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7일 부산 기장군의 한 사찰 인근 마을주민과 부산시 유해조수 포획단 김기환 부단장에 따르면 지난주 새벽 이 마을 등산로에서 60대 남성이 새끼와 함께 있던 어미 멧돼지에게 받혀 팔에 상처를 입었다.

해당 관광객은 피를 흘린 상태에서 하산해 마을 이장에게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유명 사찰 덕분에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거쳐 가는 이 마을은 멧돼지 때문에 연일 주민비상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마을 이장은 이날 “어제(6일) 저녁에도 멧돼지 4마리가 식당 입구 바로 앞에서 발견돼 주인이 혼비백산해 집안으로 뛰어들어왔다”면서 “멧돼지가 돼지감자를 다 파헤쳐 먹는 등 마을을 돌아다니는 통에 새벽과 저녁 시간 주민에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의 한 주민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보니 멧돼지가 위험해도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알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구청에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언론에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유해조수포획단 5명을 기장군에 파견해 멧돼지 2마리를 사살했다. 조만간 포획단을 추가로 보내 수색작업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8일 사상구의 한 어린이집 주변에서 멧돼지가 출몰해 사살되는 등 멧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90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했다고 밝혔다.

김 부단장은 “멧돼지가 새끼를 치는 철이라 매우 공격성이 강해서 주의해야 한다”면서 “봄철 논밭에서는 파종이 이뤄지며 민가로 내려오는 경우도 잦아 마주치게 되면 갑자기 달아나지 말고 최대한 침착하게 움직여야 공격받을 확률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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