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하' 평가에도 극찬 일색…'성과없는' 북핵문제 등 거론 안 해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중 정상회담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이번 회담으로 양국관계가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극찬했다.

중국 매체들은 공동 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 없이 끝난 이번 회담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 산책하며 대화 나누는 미중 정상.[신화망 캡쳐]

관영 신화통신은 8일 양국 정상의 회담 일정이 끝나자마자 이번 회담에 대해 "양 측 모두 긍정적이고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은 중미 관계를 비롯해 중요한 영역의 실무협력, 지역 및 국제문제의 공통 관심사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은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의 영역을 넓히고, 서로를 존중하는 기초 위에 이견을 조율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발언도 자세히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무역, 군사, 법 집행, 사회·인문 등 4개 분야에서 고위급 대화 협력체계를 갖추는 중미 간 소통의 '새 틀'을 제시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이 무역과 관련해서 양국이 앞으로 협력할 부분이 많고,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제안을 했다는 점을 집중 보도했다.

중국 관영 CCTV도 이날 오전 7시 톱뉴스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을 10분 넘게 보도하면서 이번 회담이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트럼프 대통령이 별장 앞에서 시 주석을 맞으며 악수하는 장면, 외손녀와 외손자가 양국 정상 앞에서 중국 전통 노래를 부르고 시를 암송하는 장면, 만찬 장면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정상 회담이 화기애애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CCTV는 "양국 정상이 친밀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면서 특히 트럼프의 외손주들이 중국 민요인 '모리화'(茉莉花)를 부르고 '삼자경'(三字經), 당시(唐詩)를 암송해 양국 정상이 감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소파에 앉아 트럼프를 향해 말하는 장면도 집중적으로 보여준 뒤 시종일관 양국 정상이 웃는 모습을 방영했다.

CCTV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양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이 발전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비중 있게 다뤘다.

그러나 CCTV는 만찬에 앞선 양국 정상의 대화와 만찬 장면만을 보도했을 뿐 정상회담 장면은 소개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번 회담이 복잡한 중미 관계에 동력을 불어넣었다"며 극찬했다.

환구시보는 "양국관계에 엄청난, 진정한 진전을 이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여러 기사에 소개하며 이번 회담이 대대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선전했다.

또 중미 양국의 문화와 인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신뢰가 깊어지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했다는데 이번 회담의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포장에 나선 것과 달리 양측이 입장차를 확인하며 평행선을 달린 북핵문제 등에 대해서는 중국 언론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또 미국이 "야심 찬 계획이며, 상전벽해의 변화"라고 설명한 미중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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