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만 울산시 시민안전실 안전문화교육담당 사무관

지난해 9.12 경주지진과 10.5 태풍차바를 겪고 난 후 난후에 시민들의 재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생명과 직결된 안전생활에 대해서 백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흔히 자주 써는 안전불감증(safety frigidity)이란 단어를 사전에 찾아보니 ‘안전에 대해 감각이 둔화되거나 익숙해져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하게 되는 병’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삼년이란 세월이 지난 다음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야 말로 우리들이 뼈아픈 교훈을 삼아야 될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대형사고가 아닐까 생각된다. 안전에 대한 시간과 투자를 아깝게 생각하거나 대충 빨리빨리 처리하려는 습관을 바꾸지 않은 한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형 사고를 살펴보면 1993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292명 사망, 1994년 성수대교 붕괴 32명 사망·부상 17명,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502명 사망·실종 6·부상 937명,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사고 192명 사망·부상 148명·실종 6명, 2014년 세월호 침몰 295명 사망·미수습 9명, 뿐 아니라 최근 큰 재산피해를 가져온 시장 화재사고도 안전불감증에 대한 큰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나 세월이 가면 쉽게 잊어버린다.

세월호 사고 이후 남해안 섬에 관광차 유람선을 탈 기회가 있었다. 귀찮더라도 승선하면서 개인에게 구명조끼를 지급해서 입도록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 나누어주고 거두어들이는데 인력이 필요하고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 유람선 전복사고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것을 가상해보면 구명조끼를 찾아 일시에 한쪽으로 몰려 아수라장이 될 것이고 구명조끼를 입을 여유도 없이 전복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선되지 않는 건 안전불감증의 요인인 것 같아 안타깝다.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에 대한 1차적 의무와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요즘 발생하는 시장의 대형화재나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산 등 안전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자기 자신에게 너무 관대한 안전문화가 사고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연일 보도되는 음주운전 적발 사례를 보면 한순간의 실수가 아닌 습관화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음주운전을 말린다고 만류에 격분해 분신을 하는 사례도 있지 않았는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자신뿐 아니라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운행하는 모범운전자나 그 가정에 크나큰 아픔을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울산의 경우 60%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 화재시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통로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울산시는 안전도시 비전을 ‘시민이 행복한 안전도시 구현’ 으로 정하고 안전도시 원년으로 안전교육과 안전문화운동 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한 홍보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안전도시로 가기 위한 2017년 울산시의 3대 안전정책은 안전취약지수 개선사업으로 교통, 화재,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사업으로 우선 교통사고 최고다발지역인 공업탑로터리, 태화로터리 등에서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를 이용해 안전관련 기관, 시민단체와 분기 1회 교통캠페인을 실시하고 화재사고 예방을 위해 대피통로 알아두기, 가정 소화기 비치 운동을 할 예정이다. 재난발생시 시민 행동요령을 DVD를 제작해 시민이나 민간단체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236개 초중고에 배부해 안전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으로 안전문화 홍보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시가지 영화관과 버스 도착 안내 시스템(BIS), 대공원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연중 지속적으로 방영할 계획이며 진장의 대형마트 카트 600대에 안전문화운동 홍보물을 부착하는 등 마트홍보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어린이날, 장미축제 등 행사와 연계해 재난 유형별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위주의 안전문화 행사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한 등산로 입구, 해수욕장, 시장 주변에서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과 계절별 유형별 안전사고 예방 맞춤 캠페인을 실시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아울러 위험지역 발견시 시민이 신고해 즉시 처리해 주는 안전신문고 앱 설치 및 신고제도 홍보도 강화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제도 일지라도 시민 참여나 실천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김진만 울산시 시민안전실 안전문화교육담당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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