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백에 삼십’ 멀티녀 배우 오수혜

감칠맛 나는 연기로 몰입도 높이고

역할에 최선 다하기 위해 체중 늘려

시민 모두 연극 볼때까지 무대 설것

▲ 연극 ‘오백에 삼십’에서 멀티녀 역할을 맡은 울산 출신 배우 오수혜씨.
서울 대학로 배우들로 꾸려진 극단 돼지의 연극 ‘오백에 삼십’이 지난달부터 CK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연극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내며 ‘돼지빌라’에 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N포 세대’의 현실을 꼬집고, 이웃 간의 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무대에 오른 배우 대부분이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쳐 관객을 극 속으로 한껏 몰입시키는 가운데 재치있는 코믹 연기와 애드리브로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집주인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팬층까지 형성될 정도다.

주인공들을 핍박하는 못된 역할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밉지 않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극에서 집주인과 폐지 줍는 할머니, 여고생 역 등으로 활약하는 ‘멀티녀’ 오수혜(31)씨 이야기다.

오수혜씨는 울산에서 나고 자랐다. 울산초, 동여중, 울산생활과학고를 졸업했고, 유아교육과에 진학했다가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배우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갔다.

오씨는 서울 대학로 공연이나 부산, 대구 등의 순회공연에는 참여해봤지만, 고향인 울산에서의 공연은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그는 “울산공연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했다. 울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연극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아 조금 걱정했는데 의외로 관객 호응도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여배우라면 욕심많고 고집스러운 집주인 아줌마보다 좀 더 예뻐 보일 수 있는 배역에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오씨는 이번 역할을 맡기 위해 체중을 8㎏ 이상 늘리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백에 삼십’은 그동안 너무 해보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다. 이 역할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지금이 마치 꿈 같이 느껴질 정도로 행복하다”고 했다.

배우로서 그의 목표는 진심이 느껴지는 연기자이지만, 연극 저변확대에 대한 꿈은 원대하다.

오씨는 “연극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곤 하지만, 연극 후기 등을 살펴보면 아직도 연극이 처음이라는 관객이 많다. 우리 할아버지를 포함해서 모든 울산 시민이 연극을 경험하게 되는 날까지 배우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연극 ‘오백에 삼십’은 오는 23일까지 CK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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