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아쉬운 첫 출발, 소통이 해답

공모사업들 전자시스템화

재단 홈피도 7월부터 운영

정보 루트 파악조차 어려워

중장년 문예인 소외감 토로

10일 울산문화재단(이사장 김기현·대표이사 박상언)이 출범 100일을 맞았다. 지난 1월1일 업무를 시작한 문화재단은 제대로 된 기념식도 치르지 못한 채 곧바로 지역문예진흥기금를 비롯한 각종 심의를 진행했다. 단체별 장르별 차등지원액을 배분했으며,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사업과 국비사업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고 피드백을 모으는 홍보와 소통의 창구를 제때 운영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재단은 시민들과의 첫 공식 대면 행사의 일환으로 10일 오후 2시 울산시청 시민홀에서 ‘출범 100일 비전선포식’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울산문화예술의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해야 할 재단이 지난 3개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보고, 그들의 비전과 구체적인 발전전략은 어떤 것이며, 시민들의 반응과 요구는 또 무엇인지 총 3차례에 걸쳐 싣는다.

“울산문화재단이 생겼다는데, 달라진 게 있나요?”

최근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문화부 기자들을 만날 때 마다 자주 건네는 질문 중 하나다.

인사들의 질문 속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하나는 지난 수년 간 재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어 왔으나, 정작 재단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기대했던 새로운 기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재단 사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도 어떤 루트로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는데다 어디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지 않아 서운하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울산문화재단에 대한 지역문예계의 아쉬움은 새로운 조직에 대한 호기심과 정보의 목마름에서 출발한다.

문예계 인사들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각종 지원사업정보를 어떻게 따라잡아야 할 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각종 공모사업이 복잡한 전자시스템으로 바뀌었고, 자격제한 또한 해마다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층 및 신진작가, 몇몇 문화기획 전문인력들은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할 지 모르나, 그 동안 지역문예계의 중추를 담당해 온 중장년 이상의 문화예술인은 새로운 지원시스템을 따라잡기가 버겁다.

그나마 재단이 출범하기 전에는 울산시청 문화예술과를 찾아가 의문을 해소할 수 있었으나, 해당 업무를 이관받은 재단은 생소한 직원들로 채워진데다 사무소를 출입하기에도 애매해 지원혜택을 받기 위한 작은 단서조차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관련 홈페이지라도 있다면 시간을 갖고 세세하게 알아볼텐데, 그마저도 오는 7월에나 운영을 할 예정이라 일각에서는 ‘아무래도 재단 출범 첫 해의 지원수혜는 어려울 것 같다’며 탄식한다.

실제로 지난달 제기된 재단 심의 불공정 의문제기는 운영상의 작은 실수가 문예계가 갖고있던 불만으로 인해 실체보다 더욱 키워진 것(본보 3월3일자 12면 보도)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문예계 인사들은 “재단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은 있다”면서도 “일회적이고 단기 효과적인 기금 분배 기관으로의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향후 재단 활동의 기대감을 전제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울산문화재단이 좀더 활발한 교류로 의견을 수렴해 울산의 근원적인 문화환경기반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좀더 나은 문화생태계를 만들어 주길 고대하고 있다”며 “지역 문화기관과 현상들이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구심체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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