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컴백한 원미연

▲ 8년만에 컴백한 원미연

라디오DJ 등에 집중하다
신곡 대한 갈망에 도전
작곡가 이경섭과 손잡고
새음반 ‘소리질러’ 발표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내 꿈이 그건데….” 가수 원미연(52·사진)은 3년 전 경기도 고양시에 문을 연 자신의 한식집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를 하다가 눈물을 쏟았다. 식당 일에만 전념하는 자신이 서글퍼서였다.

그날 한 손님으로부터 “‘이별여행’의 원미연이 노래를 안 하고 음식을 날라다 주니까 마음에 안 든다. 왜 노래를 안 하고 음식점을 하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손님의 우스갯소리에 돌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나더라고요. ‘이러다 노래를 못하면 어떡하지?’란 생각도 들었고요.”

8년 만에 새 음반 ‘소리질러’를 발표한 원미연은 다시 활동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9년 2월 윤종신이 작곡한 싱글 ‘문득 떠오른 사람’ 이후 8년 만의 새 음반이다. 그는 1997년 이후 가수보다는 라디오 DJ로 오래 활동했고, 가정과 사업에 집중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그는 “사실 쉰 적 없이 무척 바빴다”며 “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 엄마 노래를 모른다’고 했다.

그는 다시 가수로 활동하면서 어떤 작곡가와 호흡을 맞출지가 고민됐다고 한다. 이미 김형석, 신재홍, 윤종신, 김동률 등 내로라하는 작곡가들과 작업한 경험이 있고 3집(1992)에서는 서태지로부터 ‘그대 내 곁으로’라는 곡을 받기도 했다.

“과거 KBS ‘젊음의 행진’ MC였는데 신인인 서태지 씨가 출연했죠. 그래서 휘트니 휴스턴의 곡처럼 경쾌한 음악을 달라 하니 금방 곡을 써줬어요. 이후 한 달 뒤에 서태지씨가 너무 유명해져 볼 수가 없었죠. 가사를 받기 어려워 제가 쓰고 랩도 직접 했어요. 춤을 추려고 박진영 씨한테 댄스도 배웠는데 ‘누나는 발라드 하는 게 낫다’고 조언하더군요. 하하. 덕분에 빨리 꿈을 접었죠.”

이번 컴백을 도운 작곡가는 조성모의 ‘투 헤븐’과 조수미의 ‘나가거든’ 등 1990년대 중반까지 많은 히트곡을 낸 이경섭 씨다.

그는 “절실하게 곡이 필요하다고 부탁했다”며 “데모곡이 왔는데 처음에는 나와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소리질러’란 제목도 곡의 분위기나 내 나이와 맞지 않는 듯했는데 부를수록 내 얘기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살면서 미세먼지가 낀 것처럼 뿌옇고 답답한 마음에 자신에게 소리 지르고 싶을 때가 있다”며 “얼마 전 한 직장인이 식당에 왔는데 꿈을 위해 회사를 옮기려다가 안 됐다고 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보였다. 나도 이 곡을 부르며 꿈을 향해 외치는 것 같아 힐링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콘서트형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 학전소극장 등의 공연장을 누빈 이야기를 꺼내며 꾸준히 싱글을 내 새롭게 레퍼토리를 쌓겠다고 강조했다.

“이문세, 이승철 씨 등 음반을 꾸준히 내며 공연하는 분들이 부럽더군요. 현재진행인 콘서트형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