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사학회 월례발표회서 제기

이예(藝)가 이도(陶)로 잘못 표기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에도 오자가 있을 수 있다.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사람의 손으로 작성한 것이니 알아보기 힘들거나, 잘못 알고 쓴 글자가 들어 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지난 8일 서울(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린 한일관계사학회 월례발표회는 이같은 의문점을 제기한 행사였고, 논의의 주제가 울산출신 역사인물인 충숙공 이예(李藝·1373~1445)였기에 지역사학계의 관심이 더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예(李藝) 관련 왕조실록의 오기(誤記)­국사편찬위원회 교감(校勘)의 당위성’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발표자인 이명훈 고려대 명예교수는 1396년(태조5)에 발생한 울산군수 이은의 대마도 피랍사건과 이에 대한 조정의 대처를 조망한 뒤 당시 조정의 대처 중 하나였던 면역(免役) 포상을 기록한 1398년(태조7)의 실록기사에서 이예(李藝)를 이도(李陶)로 잘못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발표는 오늘날 ‘우리 외교를 빛낸 인물’로 추대되는 울산인물 이예의 출발점이 해당 실록에서 비롯되니, 좀 더 적극적인 대처로 실록의 오류를 바로잡아 연구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제언으로 마무리됐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실록 원본의 오류를 교감(여러 책을 비교하여 차이 나는 것을 바로잡음) 원문본에 반영하고 있기는 하나, 이예의 사례처럼 각종 사료와 고전의 교차검증으로 오류의 확실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우선순위 체크리스트를 함께 운용하자는 이야기였다.

소중한 역사기록물의 교감에는 보수적·방어적 태도가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예의 사례에 대해서는 역사학회·한일관계사학회 등이 공문 등의 양식을 통해 국사편찬위원회의 부담을 줄여 줄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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