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다. 그러나 울산은 공항 접근성이 향상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예타결과는 비용대비편익비율(B/C)이 0.94로 기준인 1에 못미쳤으나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의 종합정책분석(AHP)이 0.507로, 기준인 0.5를 넘어섰다. 결과적으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높이 평가돼 예타를 통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울산을 비롯한 경주 포항 양산 등 동부경상권의 접근성 확보를 위한 도로개설이 신공항 건설사업에서 빠져 버렸다. 이대로 간다면 영남권신공항이라는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

울산은 밀양신공항 건설을 희망했다. 울산에서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내렸을 때 그 결과를 적극 수용하면서 접근성 향상을 위한 도로개설을 요청했다. △울산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울산·경부·중앙고속도로 확장 △울산~양산 고속도로 건설 △울산(무거)~부산(내성) 광역간선급행버스체계(BRT) 건설 △김해신공항연결 광역철도망 건설 △울산 태화강역~김해신공항 직결 운행 고속열차 투입 등이다. 그런데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부전~마산선(2020년 개통 예정)에서 국제선터미널을 잇는 지선과 대구부산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 지선에서 국제선터미널까지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것만 포함됐다.

아마도 울산과 동부경상권의 도로개설을 예타에 포함할 경우 B/C가 낮게 나올 것이란 우려 때문에 우선 제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이들 지역을 위한 광역교통망 조성은 국토교통부의 몫으로 남게 된다. 울산시와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해 후보들의 대선공약에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11일 울산을 찾은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울산 도시외곽순환고속도로를 조기에 착공해 김해신공항으로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경주와 포항권의 공항 연계성을 증대하겠다고 밝혔다. 신공항 접근성을 높이려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도시외곽순환고속도로 개설 뿐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광역철도망도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시와 정치권은 문후보의 울산공약을 새롭게 가다듬는 한편 또다른 유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다른 정당 후보들의 공약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김해신공항은 단순히 김해공항 확장이 돼서는 안 된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제2의 국제관문공항을 만들어 울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성장에 중요한 동력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의 신공항 접근성 확보가 그 어떤 대선공약보다 중요하게 고려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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