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120억원을 들여 12개 읍면을 리디자인한다. 12일 열린 울주디자인네트워크마스터플랜 최종보고회에서는 군내 12개 읍면을 서부­중부­남부권으로 나누어 ‘희망’을 모티브로 권역별 대표사업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환경이 비슷한 곳을 묶어서 특징을 찾고 그에 따른 디자인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을 보면 수변과 역사문화공간은 주변을 정비해서 산책과 운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고 공단부근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보행환경을 향상시키고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범죄예방건축설계)를 적용한다. 또 옹기마을삼거리와 범서읍사무소, 문수IC 등 관문과 거점지역은 경관개선을 통해 도시이미지 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중구는 학성공원을 리디자인하는 ‘학성 르네상스 도시경관 조성사업’을 이달 착공한다고 밝혔다.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유재란 때 조명연합군과 일본군간에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스토리텔링해서 보여주고 각종 행사를 겸할 수 있는 주차장도 조성한다.

도시의 디자인을 새롭게 하거나 지역자원을 새단장해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정주의식 향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울주군이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권역별로 나누어 각각의 특성을 찾아내 그에 알맞게 주민편의를 강화하면서 주변환경도 개선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면적이 넓은데다 농촌지역이 많아서 정돈된 느낌을 갖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큰 틀을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도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된다.

중구가 추진하는 학성공원의 경관조성사업도 새로운 도심공원 확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성공원은 1928년에 조성된 울산 최초의 공원이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다 동백과 벚꽃 등 아름드리 꽃나무들도 장관이고 태화강을 끼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관조성사업을 통해 노인들만 찾는 공원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해나간다면 도심공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문제는 디자인이나 경관개선을 한답시고 오히려 볼썽사납게 만드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턱없는 조형물을 가져다 놓거나 편의만 중시해서 무조건 데크를 설치하는 등 주변환경과 어울리기는커녕 시각공해를 일으키지 않을는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마을이나 공원의 환경개선에 있어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정돈만 하여 원래의 자연상태로 되돌려 놓고 최소한의 불편만 개선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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