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8) 방음산과 장군봉(하)

▲ 장군봉은 수직에 가까운 바위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정상에 설 수 있다. 암봉 위로 올라서면 의외로 넓다. 사방을 둘러보면 맞은편 바위봉인 복호산과 지룡산, 영남알프스의 북쪽 사면을 따라 가지산, 문복산, 옹강산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장군봉 정상에 선 등산객들.

얼룩덜룩한 바위로 이뤄진 장군봉
호랑이 웅크리는 형상 ‘호거대’로 불려
수직에 가까운 암벽 타고 올라야 정상

쇠사슬 타고 암벽 내려오면 두갈래길
오른쪽길로 들어서면 하늘문 볼 수 있어
두개의 기둥 가운데 박힌 돌, 門자 닮아
동굴 통한 풍경, 이승-저승 바라보는듯

장군봉(507m)은 ‘호거대’ ‘등심바위’라고도 부른다. 바위 위로 올라가려면 7~8m에 가까운 쇠줄을 잡고 올라 가야한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 암벽을 타고 암봉 위로 올라서면 의외로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커다란 두 개의 바위가 양쪽으로 나누어져있는데, 등골이 오싹 할 정도로 사면(四面)이 낭떠러지다. 또한 바위의 색깔이 얼룩덜룩한 형태로 마치 호랑이의 깃털을 닮았다. 멀리서 바라보면 커다란 호랑이 1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호거대(虎踞臺)라고 부른다.

즉 호랑이 호(虎), 웅커리 거(踞), 돈 대(臺)다. 장군봉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다. 맞은편 바위봉인 복호산과 지룡산, 영·알의 북쪽 사면을 볼 수 있고, 가지산, 문복산, 옹강산도 한눈에 조망된다. 또한 운문산에서 이어지는 운문지맥의 능선들이 일목요연하게 펼쳐지고, 운문사와 장군평, 대비사, 박곡저수지 멀리는 청도 용각산까지도 조망이 된다.

이렇게 눈의 호사를 마음껏 누린 뒤 올라갔던 암벽을 다시 쇠사슬을 잡고 조심해서 내려오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바위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범봉 북능이 이어지는 능선이다. 이곳은 명태재를 거처 운문산이나 범봉, 억산방면으로 산행을 이어 갈수도 있고, 명태재에서 운문사 방면으로 하산을 할 수도 있다. 왼쪽은 장군봉을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방향으로 명태재를 거처 운문사 방향으로 하산을 하는 것보다 하산 거리가 짧다.

▲ 장군봉 아래 한자 문(門)자를 닮은 바위. 왼쪽은 지난해 경주지진 전의 모습

조금 전 올라왔던 길을 뒤 돌아 나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바위를 조심스레 돌아 아래로 내려서면 장군봉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았던 경관과는 사뭇 다른 경치가 연출된다. 일명 장군봉의 하늘문(통천문) 이라 할 수 있는 이색적인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두 개의 기둥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 사이에 또 하나의 돌이 중간에 박혀있어 작은 동굴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한자의 문(門)자를 닮았다. 하나 아쉬운 것은 이 작은 동굴은 동굴사이에 박혀있는 돌이 지난번 지진의 피해로 돌의 일부가 파손되어 아래로 떨어져 동굴의 아랫부분을 막고 있어 옛날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젠 찾을 수가 없다.

▲ 지진 이후의 모습.

또한 동굴을 통해 바라보는 건너편(운문사-장군평)의 풍경은 이성과 저승을 바라보는 것처럼 경이롭고 신비하다. 바위를 돌아 조금만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제법 넓은 바위 부근에 도착한다. 이 곳 또한 조망이 뛰어나다.

▲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장군봉이 동쪽으로 20~30도로 기울어진 바위사면이 이채롭고, 바위사이에서 자라난 한포기의 소나무는 생명의 고귀함을 또다시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데 충분하고, 하루쯤 이산, 저산을 거닐다가 경치 좋은 곳에서 하루를 묵을 비박의 장소로도 적합해 보인다.

넓은 바위지대를 지나 아래로 내려서면 제법 큰 돌들이 뒤섞여 산행길이 거칠어 보이는 지점에 도착한다. 이 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산 아래에서부터 능선을 따라 장군봉까지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운문산성(雲門山城)과 연결된 산성의 일부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제기해 본다.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 장군봉 정상.

운문산성(雲門山城)

운문산성은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산 53 일대에 위치한 산성으로 운문사 북대암 북쪽의 지룡산 산정에 있는 산성으로 되어있으나, 장군봉과 연결되어 축조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문헌에 따르면 산성의 총길이는 약2.6km이며, 석축이나 자연암반을 이용한 포곡식 산성으로 산의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다. 대체로 북서쪽은 자연절벽을 이용하였고 암반이 많은 남동쪽은 암반 위와 그 사이를 막은 석축이 조금씩 남아 있다고 되어있다.

▲ 장군봉에서 바라본 억산 일원.

돌들이 뒤섞인 지대를 우회해 왼쪽 능선 길을 따른다. 아래로 계속 내려오면 험한 돌길이 연속된다.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험하기는 하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안전을 고려해 아래로 내려 가는 것을 포기하고 왼쪽 능선 길을 따른다. 갈지(之)자 형태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왼쪽으로 희미하게 이어고 초입 길을 찾으면 하산하는 걸음은 한결 수월해진다. 능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큰 소나무 옆으로 산길은 연속되고, 오래된 듯 한 무덤1기를 지나면 산길은 차츰 완만해지고 걷기도 편하다.

조금 뒤 방음산과 장군봉사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흘려 내리는 계곡에 도착한다. 계곡을 따라 5분정도 내려오면 운문천의 큰 물줄기를 만나게 된다. 계곡 왼쪽 샛길을 따라 걸어 나오면 잠시 후 운문사 오토캠핑장에 도착하게 되고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

▲ 장군봉 아래, 비박(한데서 밤을 지새는 것)하기에 알맞은 장소.

◇산행경로

운문사 오토캠핑장을 출발해 캠핑장 끝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1·2전망대를 거친다. 신원3리 솔개식당에서 능선 갈림길을 따라 방음산 풍혈을 지나고 방음산 정상을 밟는다. 다시 해들깨봉 갈림길에서 장군봉을 거쳐 무덤과 운문천(큰골)을 따라 내려오면 첫 출발지인 운문사 오토캠핑장에 도착한다. 이 코스는 대략 4시간 정도 걸린다.

◇찾아가는 길

승용차는 울산~언양~궁근정~운문령~삼계리(삼계2교)를 거쳐 운문사 오토캠핑장에 도착한다.

시외버스를 탈 경우 언양·운문사행(동곡, 경산, 남대구 가는 버스가 운문령을 넘어간다)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하차한다.

◇먹거리와 숙박

운문산 자연휴양림: 경북 청도 운문면 763, 관리사무소 문의 (054)371·1323, 이용시간은 첫날 오후 3시부터 다음날 낮 12시까지.

삼계리 길 주변에 포장마차 형태의 음식집과 가든이 즐비하게 영업하고 있다. 별장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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