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경제여건 전반적 개선 전망
수출·생산·소득 증대로 이어져
소비심리 회복 경제 선순환 기대

▲ 신병곤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작년 말 한국은행은 경제전문가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경제 주요 이슈 10가지를 선정한 적이 있다. 2017년 들어 한 분기를 보낸 시점에 우리경제의 앞날을 조망함에 있어 이들 이슈의 진행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약간의 힌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0가지 이슈는 크게 글로벌 저성장 문제, 글로벌 교역 향방, 국제유가 향방 등의 글로벌 경제이슈와 EU의 결속력 향방, 중국의 3대 리스크 관리, 신흥국 자본 유출입 향방 등의 지역별 이슈, 그리고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경제정책, 미연준 통화정책, 주요국 통화정책의 비동조화, 미중일 환율갈등 등의 주요국 정책이슈로 나눠진다.

먼저 글로벌 경제이슈의 경우 세계경제 성장세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내수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로지역은 소비, 일본은 설비투자 및 수출 등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흥국도 중국, 인도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자원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가 부진에서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교역량 또한 신흥국의 수입수요 증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감산합의 연장 논의, 원유수요 증가 등의 상승요인과 미국 원유생산 증가, 달러화 강세 등 하락요인이 혼재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다소 높은 상황이다.

지역별 이슈의 경우 EU지역의 반EU, 반이민 성향이 연초에 비해 다소 약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영국의 EU 탈퇴협상이 거액의 비용, 회원국 간 상이한 이해관계 등으로 합의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프랑스 대선, 독일 총선 등의 정치 일정이 남아 있어 EU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당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3대 리스크인 과잉설비, 부동산 가격 불안정 그리고 기업부채는 철강, 석탄 산업을 중심으로 과잉설비 감축노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규제정책 등에 힘입어 부동산가격도 전반적으로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부채 또한 GDP대비 비율이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신흥국의 자본 유출입은 터키, 몽골 등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신흥국 전반의 대내외 건전성이 강화돼 급격한 자본유출입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주요국의 정책 이슈를 보면 오바마케어를 수정한 건강보험개혁법안의 채택이 무산된 가운데 반이민 행정명령의 시행여부가 불확실해지고 있고 보호무역 관련 정책 또한 공화당내 일부 의원 및 주요 교역대상국들의 반대에 직면해 정책추진 강도가 다소 떨어지는 등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경제정책은 시행상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금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3회 정도 인상이 전망되고 있으나 경기와 물가를 고려할 것으로 판단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리 유로지역과 일본은 현재의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과 여타 주요국 간의 통화정책 비동조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월에 예정돼 있는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중국, 일본, 독일 등 대미 무역흑자국들과 미국 간에 환율과 관련한 긴장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 보면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 연준 금리인상, 환율 갈등, EU체제의 불확실성 등 일부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으나 대외 경제여건은 전반적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도 1분기 수출이 14.9% 늘어나고 1~2월중 설비투자가 15% 증가했다. 다만 소비는 지표상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우리 경제에도 봄바람이 불어와 수출증가가 생산증가와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다시 가계의 소비심리개선으로 연결돼 내수가 살아나는 경제의 선순환 고리가 빨리 완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병곤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