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재웅 울산지방경찰청 수사과 사이버수사팀장 경위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당선자 트럼프가 아니라 ‘가짜 뉴스’(fake news)였다.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 뉴스는 트럼프보다 가짜 뉴스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미국대선전 3개월 동안 SNS 페이스북 검색상위 20위권 중 ‘좋아요+공유+댓글수’가 진짜 뉴스는 736만건인데 가짜 뉴스는 871만건으로 가짜 뉴스가 더 많았다는 분석도 있다. 특정사안을 익살스럽게 변형하거나 개작하는 패러디(parody)와 달리 가짜 뉴스는 ‘허위 사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며낸 기사’를 말한다. 가짜 뉴스가 문제인 것은 메신저나 SNS 등 가상 공간을 통해 전파 속도가 빠르고 일단 전파되면 피해 구제가 힘들다는 점이다. 무심코 보는 인터넷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기사 내용이 허위 사실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힘들다. 처음부터 가짜뉴스라고 낙인찍어 보내지도 않는다.

이러한 가짜 뉴스는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구들을 가상의 인터넷 세계에서 채우기 위해, 혹은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생산되기도 한다. 특히 문제되는 것이 특정 목적을 위해 생산되는 가짜 뉴스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다른 연예인을 비방하거나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허위 사실을 마치 진실인양 뉴스로 포장하고, 유명 언론사, 정부기관, 기업체를 사칭하는 허위 기사도 빈번하다. 가짜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까지 떠돌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위해 생산된 가짜 뉴스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비방하면 처벌될 수 있다. 직접 생산하지 않더라도 가짜 뉴스임을 알면서 유포하는 중간 유포자도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5월9일 치러진다.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듯 특정 후보자에 대한 가짜 뉴스가 더욱 극성할 것이 염려된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는 뉴스는 일단 의심하자. 아직까지 가짜 뉴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뉴스의 출처를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지지한다고 혹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가짜 뉴스를 생산하거나 가짜 뉴스임을 알면서 유포하는 순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곽재웅 울산지방경찰청 수사과 사이버수사팀장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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