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울산장애인인권상 제정
차별없는 성숙한 행복 울산 기대

▲ 정진수 (사)울산광역시장애인총연합회장

국민들로 하여금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 매년 기념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의 유래는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재활의 날’을 이어받아 1981년부터 UN ‘세계장애인의 해’ 선포에 맞춰 ‘장애인의 날’로 정한 것이다. 또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한 것은 4월이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데 의미를 둔 것이며, 20일은 다수의 기념일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울산에서도 지역 5만 등록장애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울산시장애인총연합회에서 주관, 오는 4월25일에 약 2300여명의 장애인이 참석하는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삶의 무게로 힘겨워하는 장애인들이 이날만큼은 함께 모여 마음과 뜻을 모아 서로를 격려, 장애인 문화축제의 장을 펼치게 된다. 또 1년에 하루만큼은 비장애인들로 하여금 장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 시대를 당당히 살아가는 우리의 또 하나의 이웃임을 널리 알리고 조명받는 중요한 기념행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평소 헌신적인 봉사 정신으로 장애인의 복지증진과 권익을 위해 애써주신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등 마음이 따뜻한 분들을 격려해드리기도 하는 등 비장애인과 더불어 어우러져 살아가는 바람직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연례행사인 것이다. 올해에는 특별히 기존의 유공자 표창 외 올해 처음으로 ‘울산장애인인권상’을 제정, 장애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남다른 열정을 보여준 2명의 수상자를 격려하는 순서를 마련했고, 2부 행사로 연말에 있을 전국대회 예선을 겸한 문화공연제를 기획, 장애인공연팀의 솜씨를 겨루는 경연대회를 갖는 등 매년 색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한번쯤 가보고싶은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기념일을 인정하지 않고 ‘차별철폐의 날’로 규정,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는 일부 급진적인 장애인단체가 공존하기도 한다. 또 일부의 생각이겠지만 기념행사 참가를 돕기 위해 중증장애인의 이동편의용 수송차량이 운행되는것을 마치 장애인들을 차떼기로 동원해 정치인을 위한 의례적인 행사의 하나쯤으로 여기며, 제공하는 도시락에나 관심있는 것처럼 장애인과 기념행사를 폄하하는 편향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장애계의 씁쓸한 현실이다.

한곳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하다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을수 있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침소봉대해 잘한 것은 온데간데 없고 비난만 하는 모습은 결코 성숙한 시민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또 내빈들이 실질적인 복지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면피용 위로의 말만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외면당할 수도 있는 만큼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보는 의례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할 구시대적 사고방식인 것이다.

아무쪼록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와 다양한 의견을 잘 수렴해 장애인들의 화합과 재활의지를 고취하고 관계기관의 정책 변화까지 잘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해본다. 다만 기념행사의 올해 집행예산이 작년의 절반에 그쳐 준비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수용인원이 한정되다보니 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내년부터는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행사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예산 확보를 위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단체와 기업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바라마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장애인들에게 장애는 비록 불편함은 있으나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알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리듯 우리 사회가 아직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과 용기를 잃지말고 당당한 이시대의 주역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또 차별없고 편견없는 평등한 사회,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 받지 않는 성숙한 사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행복한 울산, 복지 울산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정진수 (사)울산광역시장애인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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