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투자자 동의만 남아…신규 2조9천억 지원·2조9천억 출자전환

▲ 18일 오전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입장하고 있다.

부채비율 낮춰 주식 거래재개 시도…RG발급도 재개

17∼18일 열린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 방안이 모두 가결됨에 따라 대우조선은 법정관리를 피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에 1년 6개월 만에 7조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는 셈이다.

18일 채권단에 따르면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 안이 모두 높은 찬성률로 통과됨에 따라 대우조선의 ‘자율적 구조조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기업어음(CP) 투자자들에게도 이번 주 안에 채무 재조정 안에 대한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CP 투자자들도 채무 재조정에 동의할 가능성이 커 대우조선은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3가지 전제 조건인 △대우조선 노사의 자구노력 합의 △시중은행의 채무 재조정 합의 △회사채·CP 투자자의 채무 재조정 합의를 사실상 모두 충족했다.

다음 수순은 법원의 인가다.

법원이 채무 재조정 절차가 타당하게 진행됐는지 검토한 후 인가를 내주고, 인가 후 일주일간 사채권자의 반발이 없다면 채무 재조정 안의 효력이 이달 말께 발생하게 된다.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안에 따라 1조 5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50%가 주식으로 전환되고 나머지 50%는 만기가 3년 유예된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무담보채권 1조 6000억 원은 전액 주식으로 바뀐다.

시중은행의 무담보채권 80%인 5600억 원도 출자전환된다.

출자전환 규모는 총 2조 9000억 원 가량이다.

올해 6월 안에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732%에서 300%가량으로 낮아진다.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출자전환과 동시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신규 자금 2조 9000억 원을 ‘마이너스통장’ 형태로 대우조선에 제공한다.

정부와 산은은 이미 2015년 10월 대우조선이 4조 2000억 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1년 반 사이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7조 1000억 원이 투입되는 것이다.

▲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집회에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안이 통과된 18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근로자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구내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번 신규자금 지원은 대우조선의 자구 노력으로 부족자금을 충당한 뒤 그래도 모자라는 돈만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쓰는 방식이다.

대우조선은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린 돈을 기자재 구입, 인건비 등으로 쓰고 선박 인도대금이 들어오면 다시 갚아야 한다.

묶여 있던 시중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도 재개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사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동의하면 대우조선에 5억 달러 규모의 RG를 발급하겠다는 합의서를 쓴 바 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산은과 수은도 각각 6억 달러, 14억 달러 한도로 RG 발급에 참여한다.

대우조선이 발급해야 하는 RG가 25억 달러를 넘어설 경우 무역보험공사가 10억 달러 보증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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