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에서 ‘울산민속문화의 해’ 특별전이 19일 개막했다. 민속박물관은 이 전시회의 주제를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이라고 잡았다. ‘아잉교’는 울산사람들이 많이 쓰는 ‘아인교’ 또는 ‘아닌교’를 조금 더 애교스럽게 표현한 것으로 ‘아닌가요’의 울산 방언이다. ‘~ㄴ교’는 울산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속정이 묻어나는 표현으로 ‘식사는 했는교?’ 등으로 널리 쓰인다. ‘하소’ ‘사소’라고 하는 부산사람들의 ‘~소’와 그 쓰임새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라는 말을 통해 울산을 ‘수용과 포용의 도시’로 재해석한 것에 대해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울산에 사는 유입인구들은 토박이들의 텃세에 불만이 높다. 30여년을 살아도 객지 사람이라고 차별한다며 포용과는 거리가 먼 도시라고 평가한다. 약 15%에 불과한 울산토박이가 요직은 다 차지하고 있다면서 토박이가 아니면 중요한 일에는 낄 수가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울산민속문화를 ‘수용’과 ‘포용’이라는 단어로 대변한 국립민속박물관의 해석은 울산사람들에게 오히려 생경하게 느껴질 만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정할 일은 아니다. 지난 1년간 민속박물관의 전문가들이 울산에 머물면서 자료조사와 취재를 통해 얻어낸 결론이 아니던가. 울산 밖의 사람들이 울산의 현재를 보고 느낀 하나의 현상임에 틀림없다. ‘울산민속의 해’는 울산의 생활문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수용과 포용의 도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획득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는 6월1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울산으로 모이다 △울산에서 나가다 △울산과 함께하다 등 3부로 나눠 사람·문화·기술이 유입·확산하고 서로 화합·적응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울산사람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연 30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곳이다. 울산사람들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울산사람들의 삶이 객관화되어 우리 국민들이 울산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까지 가기가 번거로운 울산시민들은 오는 9~11월에는 울산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동전을 기다리면 된다. 변화하는 모습을 되돌아볼 겨를도 없이 공업도시로 급성장해온 울산이다. 한 발 뒤로 물러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울산의 정체성을 ‘수용과 포용’으로 새롭게 매김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