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대선후보
울산 방문 스케줄 못잡아
지역공약 확정·발표 못해

5·9장미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3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울산 공약을 내놓지 않은 후보가 2명이나 돼 이번 대선이 울산지역에서 ‘공약 없는 유세’로 진행되고 있다.

정책 대결보다는 내용 없는 정치성 구호나 세몰이 수준으로 대통령 선거의 품격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통령 선거에서 각 후보들의 지역 공약은 그 지역의 발전을 앞당기는 동력이 되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최대 현안들을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보통이다. 후보들은 공약을 통해 그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그러나 울산지역에서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이어 13일 정의당 심상정 후보, 15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울산지역 공약을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울산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유승민 후보는 오는 20일 오후 울산을 방문,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려 했다가 하루도 안돼 다시 24일로 연기하는 등 울산 유세 일정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언제 울산을 방문할지 아예 스케줄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 두 당은 울산지역 공약을 확정짓지 못한 채 아직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울산시당은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유세 현장에서 지역 공약도 없이 정치성 구호만으로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모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는 김모씨는 “우리 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정작 우리당 후보의 공약이 없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약이 뭔지 누가 물어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기다 유승민 후보는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당내에서 사퇴 여론이 서서히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울산시당에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또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면서 호남 표밭에 신경을 쓰다보니 울산 홀대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 시간표가 7개월가량 당겨지면서 당내 경선과 국가정책 공약 작성에 집중하느라 지역 숙원사업 등을 충분하게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울산의 경우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의 표가 많은데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층이 두터워 후보가 직접 집중적인 유세를 하더라도 표를 이동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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