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 수니파 국가들로 구성…대테러전 기동부대 운용

▲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예멘 사나 폭격.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로 추진되는 41개 이슬람 국가들의 대테러 연합군 창설안이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서방 집단방위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비유돼 ‘무슬림 나토’로도 불리는 대테러 연합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을 뺀 수니파 국가들로만 구성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개월 안에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석하는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구의 조직과 구체적 임무 등이 국방장관 회의에서 결정된다.

신문에 따르면 새로 창설되는 기구는 산하에 기동부대를 조직해 대테러 역량이 취약한 회원국을 지원하게 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쇠퇴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들이 중동 여타 지역과 아프리카 등에 침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국적 부대는 리비아·예멘 등의 지하드 조직과 서아프리카의 보코하람 격퇴전에도 동원된다.

▲ '무슬림 나토' 지휘할 샤리프 전 파키스탄 육참총장.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연합군의 지휘는 라힐 샤리프 전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맡는다.

이란과 인접한 파키스탄은 애초 국내 대테러 전쟁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대테러 연합에 참여하지 않으려 했으나 사우디의 압력으로 동참키로 했다.

파키스탄은 이와 별도로 사우디의 취약한 남부지역 방어를 위해 5000명의 병력을 사우디에 제공할 계획이다.

분석가들은 수니파 국가들의 연합체가 불가피하게 이란을 자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은 파키스탄 주재 대사를 통해 군사동맹 창설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파키스탄 장성이 지휘를 맡기로 한데 항의했다.

이란의 팽창주의를 극도로 경계하는 사우디는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을 테러조직으로 간주한다.

사우디는 결국 파키스탄과 이집트 등 군사력이 강한 수니파 이웃들이 이란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슬람권 대테러 연합의 핵심은 역시 군사 기구다.

사령부와 지휘센터는 리야드에 두기로 했다.

WSJ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연말께면 완전한 체제를 갖추고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가 의사결정을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회원국 국방장관들로 구성되는 회의체가 기구를 집단 운영하며, 각국 장관이 번갈아 의장을 맡기로 했다.

자체 헌장도 제정할 계획이다.

병력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그대신 무장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용병도 고용하기로 했다.

사우디 국방장관 자문 아흐메드 아시리 소장은 “테러단체의 성격에 상관없이 회원국 내 테러리즘 격퇴를 위해 전 국가가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연합군은 IS와 알카에다 같은 테러단체들을 격퇴하는데 활동을 국한하지 않고, 예멘 반군 후티처럼 회원국을 위협하는 반군이나 민병조직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중동·북아프리카 5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18일 리야드에 도착, 예멘 내전의 정치적 해법과 대테러전 강화 방안을 사우디 지도자들과 논의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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