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흔 60개 추가 발견…‘헬기사격’ 정황 변함없어, 일부는 카빈탄

광주 전일빌딩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 증거를 찾고자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현장조사가 총알 발굴 없이 탄흔 추가 발견만으로 마무리됐다.

조사를 의뢰한 광주시는 19일 진일빌딩 10층에서 국과수와 합동으로 현장브리핑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과수는 법안전감정서에서 “전일빌딩 10층 천장 텍스(마감재)가 떨어진 부분 안쪽 공간에서 27개의 탄흔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또 “10층 창틀 주변 외벽에서 최소 16개, 건물 후면 외벽에서 17개의 탄흔이 식별됐다”며 “탄흔 중 일부는 형태로 보아 카빈 소총탄흔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카빈 소총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 후면은 5·18 당시 광주 YWCA회관과 마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계엄군과 시민군의 시가전이 벌어진 장소다.

국과수는 건물 후면 탄흔 17개 가운데 반구형 카빈 소총탄에 의해 생성된 것은 12∼13개이며 육안 검사만으로 5.56㎜ 구경 M-16 소총탄이나 7.62㎜ 구경 M-60 기관총탄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사격 직접증거가 될 것으로 관심 쏠렸던 총알 발굴 여부에 대해서는 “탄환이나 탄환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시에 반환할 감정물은 없으며 이미 발견된 탄흔의 탄도로 보아 헬기에서의 사격 정황은 변함이 없다”고 부연했다.

국과수는 지난해 9월부터 전일빌딩에서 4차례 진행한 현장조사에서 모두 245개의 탄흔을 확인했다.

확인한 탄흔은 외벽 68개, 실내 177개다. 실내에서 발견한 탄흔 177개는 모두 최고층인 10층에 모여있다.

김동환 국과수 총기안전실장은 브리핑에서 “탄환이나 탄환 잔해 없이 탄흔 분석만으로는 헬기사격의 정황 추정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조사 결과를 받아든 광주시와 5·18단체는 국과수에 추가 조사를 의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오늘로써 국과수 조사가 모두 마무리됐다”며 “헬기사격 흔적을 확인한 132㎡ 공간은 원형 보존하고 10층 나머지 588㎡에는 5·18 전시시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빌딩은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계엄군에 대항한 건물로 광주시는 지난해 4월 문화복합시설과 관광자원화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안전진단과 기본계획설계를 거쳐 오는 11월께 전일빌딩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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