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목받는 ‘공정여행’

 

천편일률적인 관광 벗어나
여행지 문화·역사 이해하고
현지인에게 경제적 도움 주며
지역 환경까지 생각하는 여행
울산 협동조합 ‘소풍’ 활동
지역 내 공정여행 전파 선도
공정여행 기획가 양성 교육도

지역에 수십만 관광객이 몰려오고, 관광도시로 명성을 얻는다고 해서 그 수익과 기대효과가 반드시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또 그 지역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여행객과 현지 주민들이 마찰을 겪기도 하며, 여행으로 인해 관광지의 환경이 훼손되는 것도 큰 문제 중 하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정여행’이라는 여행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공정거래’ ‘공정무역’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공정여행’이라는 언어는 아직 낯설다. 공정여행이란 경제적으로 현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지역의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이다. 1980년대에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시작됐으며, ‘착한 여행’ ‘책임 여행’이라고도 불린다.

이 여행은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하며, 지역민의 노동에 대한 적절한 임금을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형마트보다는 전통시장같이 지역 산물 판매처를 이용하길 권장한다. 또 무분별하게 지역의 식물을 채취하거나 동물을 포획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현지의 문화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 시 그 여행지의 문화와 역사, 경제와 사회적 상황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공정여행은 현재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에서도 다양하게 실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자체가 나서 공정여행을 추진하기도 한다.

경기도 화성시는 공정여행 시티투어 ‘하루’를 운영하는데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라남도 곡성은 최근 농촌체험마을과 연계한 주민주도형 공정여행상품을 계절별로 운영할 계획을 밝혔으며, 전라북도는 2017년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공정수학여행 유치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이처럼 지역을 알리고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관광객이 여행지에서 현지 주민들과 교감하며,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공정여행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울산에서도 지난해 공정여행교육문화협동조합 ‘소풍’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졌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 지난해 만들어진 공정여행교육문화협동조합 소풍은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및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 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소풍이 기획한 공정여행 참가자들의 모습.

소풍은 마을여행, 생태여행, 힐링여행, 역사문화탐방 등 공정여행을 진행하며,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및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 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 공동체 형성과 공공성 실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강선행 소풍 이사장은 “유명 관광명소를 찾는 여행에 진부함을 느끼는 여행자가 많다. 지역의 마을에서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 스토리텔링화 하면 여행자는 울산의 역사·문화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삶까지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지’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여행교육문화협동조합 소풍은 ‘공정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공정여행 기획가 양성과정’으로 5~6월 중으로 시작할 예정이며 총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관광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공정여행이 무엇인지 기초적인 개념부터 배워가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 불문, 여행에 관심 있고 공정여행을 기획·진행하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교재비와 현장답사비를 포함해 15만원이며, 80% 이상 출석 시 수료증이 발급된다. 문의 256·5277.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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